“헬기 정비 자부심 남달랐던 효자였는데…”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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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헬기 한강 추락, 정비사 순직… 3일 산림청장장으로 영결식

1일 오후 한강 강동대교 북단에 추락한 산림청 헬기가 바지선에 의해 인양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20분경 발생한 사고로 정비사 윤모 씨(43)는 숨졌고, 기장 김모 씨(57)와 부기장 민모 씨(47)는 다쳐 치료를 받고 있다. 채널A 캡처
1일 오후 한강 강동대교 북단에 추락한 산림청 헬기가 바지선에 의해 인양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20분경 발생한 사고로 정비사 윤모 씨(43)는 숨졌고, 기장 김모 씨(57)와 부기장 민모 씨(47)는 다쳐 치료를 받고 있다. 채널A 캡처
1일 오전 11시 20분경 서울 노원구 영축산에서 발생한 산불을 끄기 위해 물을 담는 작업을 하던 산림청 헬기가 한강 강동대교 북단에 추락했다. 이 사고로 서울 산림청 항공관리소 소속 검사관(정비사) 윤모 씨(43)가 숨졌고, 기장 김모 씨(57)와 부기장 민모 씨(47)는 저체온 증세로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사고 당시 기장과 부기장은 헬기가 물에 가라앉기 전 스스로 탈출해 11시 48분경 구조됐다. 하지만 윤 씨는 추락 직후 충격으로 의식을 잃어 헬기 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바람에 낮 12시 41분경에야 구조됐지만 목숨을 잃었다.

사고 헬기는 러시아제 카모프(KA-32) 기종으로 1997년 도입돼 전국 산불에 대응했으며, 이 기종 헬기는 산림청에 총 30대가 있다. 이 헬기는 한강 수면 바로 위에서 파이프를 통해 3000L의 물을 뜨던 중 돌연 물속으로 가라앉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교통부 항공사고조사위원회는 인양된 헬기와 블랙박스 등을 분석해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윤 씨는 1996년부터 2006년까지 군 헬기 정비를 담당했으며, 2007년 산림청 산림항공본부에 입사해 일한 베테랑 정비사다. 윤 씨 삼남매가 돈을 모아 부모님의 집을 마련했고 윤 씨가 직접 페인트칠을 하는 등 효심이 깊었다고 한다. 인천 계양구의 한 장례식장에 차려진 빈소에서 만난 윤 씨의 부인은 “1일은 대기 근무였는데 산불이 발생해서 출동한 것 같다”며 “평소 일에 대한 자부심이 컸던 사람”이라고 눈물을 흘렸다. 윤 씨의 누나는 “지난해 산불 진화 중 헬기가 추락한 사고를 보며 ‘좀 더 안전한 직업을 갖는 게 어떻겠느냐’고 자주 권유했는데 매번 ‘생각해 보겠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윤 씨의 영결식은 3일 오전 9시 산림청장장으로 진행된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소방 헬기#헬기 추락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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