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만큼 예측 어려운 대규모 지진… 지반상황 파악해 피해 최소화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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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지진분석가 빅터 차이 교수
100년 內규모 7.0 이상 지진 예측… “현장 데이터 수집이 최대 대응책”


날씨 못지않게 사람들이 오매불망 ‘예측’을 고대하는 분야가 있다. 바로 지진이다. 하지만 지진 역시 기상만큼이나 예측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태평양과 북미 대륙 사이의 ‘판’에 위치해 지진이 많이 발생하는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지진의 원인인 지반 구조를 분석해 온 빅터 차이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칼텍) 지질물리학과 교수(사진)는 5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진은 수많은 변수가 원인으로 작용하고 수시로 상황이 변해 예측이 거의 불가능한 자연현상”이라고 말했다.

차이 교수는 지진의 예측이 어려운 이유로 ‘숨어있는 변수’가 너무나 많은 땅속 환경을 들었다. 현재는 맨틀이 움직이는 속도와 압력, 지각의 무게와 깊이 등을 측정해 단층에 축적된 응력(에너지)과 이동속도를 계산한다. 하지만 지진이 발생하는 응력의 크기(임계점)는 외부요인에 의해 응력 발생 지점이 1mm만 틀어져도 완전히 달라진다. 에너지가 서서히 풀리며 작은 지진이 예상됐던 곳에서 단숨에 큰 에너지가 방출되면서 큰 지진이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차이 교수는 “현재로서는 지진파 측정이나 현장조사를 통해 ‘100년 동안 그 지역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대 지진 규모’를 예측할 수 있는 정도가 현실”이라며 “하지만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내진설계 등) 대응책을 세울 수 있기에 무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환태평양조산대 인근인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향후 100년 내 규모 7.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가 이 근처에 있다.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지반이 모래와 자갈로 이뤄진 데다 지표면 아래의 지질구조가 세숫대야 모양처럼 움푹 파여 지진 발생 시 땅이 가라앉을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차이 교수는 “지난해 한국의 포항지역에서 지진이 났을 때 땅이 물렁물렁해 피해가 커졌다고 알고 있다”며 “로스앤젤레스나 포항 등 연약지반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이 모여 공동연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패서디나=김진호 동아사이언스 기자 twok@donga.com
#지진#빅터 차이#지진파 측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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