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문화제 화려한 팡파르… “한류의 원조, 백제를 즐기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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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까지 공주-부여 일대서 열려

백제문화제 기간의 금강변. 금강교 위에서 바라본 금강신관둔치의 금강미르섬의 야경이 마치 판타지의 세계를 보는 듯하다. 공주시 제공
백제문화제 기간의 금강변. 금강교 위에서 바라본 금강신관둔치의 금강미르섬의 야경이 마치 판타지의 세계를 보는 듯하다. 공주시 제공

공산성에서는 웅진백제시대 왕들의 이야기가 음악과 춤, 화려한 영상으로 부활하고(공주의 웅진판타지아), 금동대향로를 테마로 관람객들이 대형 미로에서 탈출을 시도하며 웃음꽃을 피운다(부여의 백제 메이즈)….

재미와 감동으로 가을을 수놓을 제64회 백제문화제가 ‘한류원조! 백제를 즐기다’를 주제로 14일 충남 공주와 부여에서 시작됐다. 국내 3대 축제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백제문화제는 올해 더욱 알차고 풍성한 콘텐츠로 22일까지 관람객을 맞는다. 공주시는 행사에 오지 못하는 귀성객을 위해 금강 둔치와 미르섬, 공산성, 금강교 일원에서 열리는 ‘백제별빛정원’ 프로그램을 26일까지 유지한다.

공주시 대표 프로그램은 ‘백제의 꿈’을 주제로 한 웅진판타지아다. 행사 기간에 매일 오후 9시 30분 공산성 성안마을 내 백제궁을 모티브로 살린 특수무대에서 열린다. 박웅, 박규채 등 유명 탤런트와 15명의 시민 배우가 등장하는 참여형 뮤지컬이다. 금강신관공원 주무대에서 21일 열리는 ‘대백제 교류왕국 퍼레이드’는 동아시아 교류를 주도한 백제인들의 위풍당당한 모습을 보여준다.

금강을 사이에 둔 공산성과 신관둔치 일원은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드라마 세트장이다. 둔치 인근의 퇴적섬인 금강미르섬에서는 문제를 풀어 백제금관 형태의 미로를 탈출하는 체험 프로그램(웅진어드벤처)이 열리고 있다. 금강은 부교가 연결돼 관람객이 자유롭게 오가며 축제를 만끽한다.

이곳은 밤이 되면 거대한 판타지의 세계로 변한다. 금강 한가운데에 설치된 대규모 워터스크린에서 멀티미디어 쇼가 밤하늘을 수놓는다. 주변의 770여 개 황포돛배와 백제유물 형상은 일제히 휘황찬란한 빛을 내뿜는다. 조명이 설치된 각종 나무와 화초로 이뤄진 ‘별빛정원’은 마치 동화 속 궁전 같다. 관람객의 움직임과 소리에 반응하는 높이 9m 규모의 공산성 조형물도 인기다. 금강이 일정 수심이 유지되지 않으면 이런 행사를 치를 수 없다. 이에 따라 공주시와 의회는 4대강 보 개방으로 문을 열었던 공주보를 축제 기간에 일시적으로 닫도록 정부에 건의했고 정부가 이를 수용했다.

이들 행사 외에도 공주시는 웅진성의 하루, 공산성 왕실 연회, 백제고마촌 저잣거리, 백제기마 체험, 대백제교류왕국 퍼레이드, 웅진체험마당, 백제 K팝 페스티벌, 나만의 백제의상 스토리 등의 행사를 준비했다. 부여군은 국제무역항 구드래나루, 백제 메이즈, 레고 사비백제, 백제금동대향로 음악분수, 상상뮤지엄&사비도성ICT 등의 행사를 마련했다. 부여군은 올해 주무대를 정림사지 일원에서 백마강변 구드래공원 일원으로 옮기고 백마강을 건너는 옛 다리도 설치했다. 2km가량 이어지는 백마강 둔치에는 코스모스가 흐드러지게 피어 관광객들의 포토존으로 인기다.

부여군의 대표 프로그램인 ‘구드래나루터 국제무역항’은 최첨단 기술과 문화를 다른 나라에 전파하는 한류원조 백제의 모습을 재현했다. 박정현 부여군수는 “백제문화제는 1955년 부여 백마강에서 민간 주도로 최초로 시작됐다”며 “올해 사비천도 1480주년을 맞이해 부여군은 백제의 정체성과 정통성을 담은 ‘백제천도! 사비왕궁대연회’ 등 더욱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공주시 원도심은 또 다른 분위기의 축제장이다. 공산성 인근의 전통시장인 산성시장에서는 공주가 원조인 인절미 축제가 열리고 있다. 원도심을 가르는 제민천과 주변은 ‘백제예술거리’로 조성됐다. 지역 예술인과 동호인들이 천변에 작품을 전시하고 거리공연을 펼친다. 시는 평소에도 근대문화유적과 하숙촌 등을 연계한 ‘원도심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시는 201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지정된 백제문화유적(공산성과 송산리고분군)과 원도심의 근대문화유적, 올해 7월 세계문화유산에 추가 지정된 마곡사 등을 연계하는 관광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다. 김정섭 공주시장은 “1500여 년 전 백제는 동아시아를 호령하는 해상강국이었고, 일본 등에 문물을 전파한 한류의 원조였다”며 “이번 백제문화제는 관광객의 기대를 충족할 수 있도록 백제의 정체성을 더욱 분명히 하고 놀이와 참여 프로그램을 확대해 주민과 관광객이 같이 만들어가는 축제로 준비한 만큼 많이 찾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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