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에게 ‘음악적 쾌감’ 선사한 페트렌코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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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향 지휘한 러시아 출신 음악가, 단원들과 눈맞추며 정확하게 연주

10대부터 전문 지휘자의 길을 걸어온 바실리 페트렌코는 노련한 지휘감각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시향 제공
10대부터 전문 지휘자의 길을 걸어온 바실리 페트렌코는 노련한 지휘감각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시향 제공
15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무대에 오른 ‘서울시향의 차이콥스키 협주곡’. 오후 8시에 시작한 공연은 10시를 훌쩍 넘겨 끝났다. 지휘봉을 잡은 러시아 출신 바실리 페트렌코(42)는 관객석에 강력한 음악적 쾌감을 안겼다.

첫 곡은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Op.35. 캐나다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제임스 에네스가 무대에 올랐다. 연미복 차림의 두 남자가 눈짓을 주고받고선 눈을 감았다. 에네스의 연주는 눈부시게 정확하고 빨랐다. 노승림 음악평론가는 “20세기 줄리아드 학파의 연주를 최고 수준으로 구가하는 연주자”라고 그를 평했다.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제2번 E단조엔 전성기 시절 라흐마니노프의 예술성이 고스란히 담겼다. 지휘자 페트렌코는 이 작품에 대해 “구체제가 붕괴되고 혁명으로 전환기에 접어드는 시점에서 탄생한 작품이라 역사 속의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다”고 소개했다.

이 곡은 연주 시간이 1시간이 넘어 종종 40분 내외로 줄인다. 시향은 전체 버전을 연주했지만 지루하진 않았다. 페트렌코는 자칫 놓치기 쉬운 작곡가의 의도를 꼼꼼히 반영해 음악적 재미를 살렸다. 각 파트는 정확히 때를 맞춰 치고 빠졌다.

페트렌코는 영국 로열 리버풀 필하모닉과 노르웨이 오슬로 필하모닉, 유럽연합 청소년 오케스트라 등 3곳에서 상임 지휘자로 활동 중이다. 서울시향 단원들은 이구동성으로 “그의 리더십에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페트렌코는 연주 전 기자 간담회에서 “지휘자는 지휘봉을 갖고 지휘하지만 ‘지휘봉은 소리 내지 않는다’고 배웠다”며 “단원들을 통해 소리가 만들어지기에 단원들을 존중해야 좋은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서울시향#차이콥스키 협주곡#바실리 페트렌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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