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권 기초단체장 절반이 물갈이… ‘지방권력 지도’ 대폭 바뀐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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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지방선거에서 대전과 충남북, 강원 등 중부권에서는 기초자치단체 49곳 중 절반 이상인 25곳에서 물갈이됐다(표 참고). 충북을 제외하곤 대부분 지역에서 절반 이상의 기초자치단체장이 바뀌어 지방권력의 대폭 변화가 예상된다.

▽대전=5개 구청장 모두를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싹쓸이했다. 3곳이 물갈이됐고 특히 대덕구청장으로 당선된 박정현 후보(53)는 대전 최초의 민선 여성 구청장이 됐다. 환경단체에 오랫동안 몸담은 그는 시의원을 지내며 8개월 전 대덕구로 거처를 옮겨 출마를 준비했다. 상대 진영의 ‘굴러온 돌’이라는 공세에도 불구하고 현직 구청장을 누르고 무난하게 당선됐다. 동구도 현직 한현택 구청장이 바른미래당 최고위원까지 지냈지만 역시 대전시의원을 지낸 황인호 후보(59)에게 ‘더블 스코어’ 이상으로 밀렸다.

▽충남
=전체 15곳 중 7곳에서 물갈이가 이뤄졌다. 전통 여당 텃밭인 공주시와 부여군에서조차 모두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가세로 태안군수 당선인(62)은 경찰 출신으로 2010년 이후 3차례 군수에 도전해 ‘3전 4기’의 주인공이 됐다. “이번에는 도와주자는 분위기가 많았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민주당 황명선 논산시장(51)과 자유한국당 김석환 홍성군수(73)는 ‘좀처럼 쉽지 않다’는 3선 고지에 성공했다. 김 군수는 충남도당의 경선 요청을 받아들여 뿌리 깊은 지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현직 시장을 따돌린 민주당 김정섭 공주시장 당선인(52)은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서 근무했고 문재인 대통령과도 인연을 맺은 정치 경력을 자랑한다.

충남도청 공보관 출신으로 청양군수로 출마한 민주당 김돈곤 후보(60)도 현직을 누르고 당선됐다.

역시 충남도청 공보관 출신인 한국당 노박래 현 서천군수(68)도 방어에 성공했다. 이로써 충남도 15개 시군 가운데 한국당과 민주당의 구도는 10 대 5에서 4 대 11로 바뀌었다.

▽충북
=전체 11곳 중 4곳이 바뀌었으며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가장 큰 이변은 조병옥 음성군수 당선인(60)으로 3선에 도전하는 이필용 현 군수를 큰 표 차로 따돌렸다.

이차영 괴산군수 당선인(56)도 3파전 속에서 세 번째 도전하는 한국당 송인헌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제천시 공무원 출신인 이상천 제천시장 당선인(57)은 현직 시장과의 당내 경선에서 이긴 데 이어 본선에서도 승리를 안았다. 김재종 옥천군수 당선인(63)은 두 번째 도전 끝에 승리했다. 그는 한국당 박덕흠 국회의원의 텃밭에서 전상인 후보(한국당)와 막판까지 초박빙 승부를 벌였다.

▽강원
=남북 관계 훈풍을 타고 민주당 후보들이 대약진했다. 18개 시군 가운데 물갈이된 11곳 중 9곳이 민주당인 반면, 한국당은 2곳에 불과하다.

강원도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춘천시장에는 민주당 이재수 후보(53)가 당선됐다. 강원고 출신인 그는 첫 ‘비(非)춘천고 출신 춘천시장’이라는 기록도 갖게 됐다.

한왕기 평창군수 당선인(58)은 재선을 노리는 한국당 심재국 후보와 24표(0.09%포인트) 차의 피말리는 승리를 거뒀다.

허필홍 홍천군수 당선인(54)은 현 군수인 한국당 노승락 후보와 리턴매치를 벌여 4년 만에 복귀에 성공했다.

정선의 민주당 최승준 후보(61)도 4년 만에 군청 재입성에 성공했다. 3선 단체장의 출마 제한으로 무주공산이 된 강릉시, 영월군, 양구군에서는 모두 공직자 출신이 당선됐다. 한국당의 김한근 전 국회 법제실장(54)은 강릉시장에, 민주당의 조인묵 전 강원도 녹색국장(59)은 양구군수에 당선됐다. 한국당 최명서 전 영월부군수(61)도 영월군수에 당선됐다.
 
이기진 doyoce@donga.com·지명훈·장기우·이인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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