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에서 찾은 영감, 톡톡 튀는 젊음, 고급스러움 동시에 추구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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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럭셔리 스포티즘

알렉산더 왕은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와 세 번째 시즌 협업을 통해 톡톡 튀는 럭셔리 스포티즘을 구현했다. 재킷과 팬츠, 원피스와 풋웨어 등 14가지 스포티즘 아이템이 국내에 출시된다. APR 제공
알렉산더 왕은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와 세 번째 시즌 협업을 통해 톡톡 튀는 럭셔리 스포티즘을 구현했다. 재킷과 팬츠, 원피스와 풋웨어 등 14가지 스포티즘 아이템이 국내에 출시된다. APR 제공
‘럭셔리 스포티즘’을 단순히 ‘운동복의 유행’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스포티한 옷을 일상에서도 입을 수 있도록 한 ‘애슬레져’는 근래 꾸준히 유행했다. 하지만 각 하우스들이 너나할 것 없이 시도하는 올해의 럭셔리 스포티즘은 그 폭이 넓고 무척이나 실험적이어서 마치 새로운 예술 사조의 등장을 목격하는 듯한 느낌이다.

스포츠에서 찾은 이색적인 영감, 기존 럭셔리 브랜드에서 볼 수 없었던 친근한 디자인, 톡톡 튀는 젊음과 고급스러움을 동시에 추구하고자하는 실험적인 시도. 럭셔리 스포티즘은 어쩌면 ‘힙스터’라 불리는 제2의 히피 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럭셔리 브랜드의 유연한 태세 전환일지도 모르겠다.

우아함과 활동성을 동시에

보테가 베네타 ‘벨트백’
보테가 베네타 ‘벨트백’
장인이 가죽 끈을 하나하나 엮어 만든 ‘인트레치아토(Intrecciato)’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보테가 베네타의 상징이다. 보테가 베네타는 올해 얼리폴(Early Fall) 시즌 벨트백에도 장인의 손길을 적용해 고급스러운 스포티즘을 완성했다. 특히 허리 벨트 부분에 인체 공학적 디자인을 적용해 편안한 착용감을 더했다. ‘럭스 스포티즘’ 스타일의 백팩 역시 EF 시즌 새롭게 선보인 제품. 캔버스 소재 위에 카프 소재를 활용해 현대적인 감성을 표현했다.

여름을 맞아 내놓은 레저 콘셉트의 비치웨어 패키지도 눈길을 끈다. 클래식한 실루엣의 스윔트렁크는 보테가 베네타의 장인 정신을 상징하는 나비 프린트가 은은한 톤 온 톤(tone on tone) 스타일로 표현돼 럭셔리 스포티즘을 완벽하게 선사한다. 함께 선보이는 에스파드류는 부드러운 스웨이드 소재에 펀칭 디테일을 더한 슬립온 스타일과 스포티한 디자인의 레이스업 2가지 스타일로 만나볼 수 있다.

구찌 ‘GG 테크니컬 저지 재킷’
구찌 ‘GG 테크니컬 저지 재킷’
현재 럭셔리 스포티즘을 가장 적극적으로 이끌고 있는 브랜드는 구찌가 아닐까. 구찌 역시 2018 FF 컬렉션에서 저지 재킷과 팬츠를 선보였다. ‘GG 테크니컬 저지’ 재킷과 팬츠에는 구찌의 오리지널 디자인 요소에 시그니처 아이콘인 GG 모티프를 강조했다. 가장 트렌디한 아이템인 저지에 구찌 하우스의 유서 깊은 역사를 더한 것. 레트로 디자인의 롸이톤 스니커즈도 1980, 1990년대 영감이 깃든 스포티한 감성을 가미했다.

알렉산더왕은 아예 스포츠 브랜드와 손을 잡았다. 아디다스와의 협업은 벌써 세 번째 시즌. 지난해 컬래버레이션으로 내놓은 스니커즈 ‘런 화이트’는 품귀 사태를 빚기도 했다.

양말과 신발을 섞어놓은 삭스 스니커즈는 여전히 대세다. 알렉산더왕과 아디다스가 이달 새로 선보인 풋웨어 역시 아디다스 부스트 미드솔(midsole)에 거꾸로 뒤집힌 트레포일 심벌이 들어간 블랙 삭스 스니커즈. 이외에도 메탈 등 다양한 소재가 콜라주 된 스니커즈를 선보였다.

끌로에 ‘소니 스니커즈’
끌로에 ‘소니 스니커즈’
파리의 럭셔리 브랜드 끌로에 역시 스니커즈에 주목했다. 다음 달 선보일 ‘소니 스니커즈’는 끌로에의 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나타샤 램지-레비가 야심차게 선보이는 첫 작품. 소니 스니커즈는 두 가지 색상이 섞인 몰드 솔(sole), 발등의 크로스 스트랩 장식이 특징이다. 발목까지 올라오는 하이톱 스니커즈와 클래식한 러닝 슈즈 스타일 두 슈즈 모두 여성의 자유와 역동성, 추진력을 표현했다.

새로운 영감 ‘스포츠’

활동성 있는 트레이닝 슈트와 벨트백, 스니커즈가 럭셔리 스포티즘의 전부는 아니다. 한발 더 나아가 아예 디자인의 영감을 스포츠에서 끌어온 브랜드들도 있다. 틀에 박힌 엄숙한 디자인을 거부한 럭셔리 하우스들의 새로운 시도는 익살스럽기까지 하다.

야구공과 농구공 등에서 영감을 받은 에르메스의 키홀더
야구공과 농구공 등에서 영감을 받은 에르메스의 키홀더
에르메스의 남성복 아티스트 디렉터인 베뢰크 니샤시앙은 올해 봄·여름 남성 컬렉션에서 아이코닉한 색상과 고유의 패턴에 다양한 스포츠 정신을 담았다. 에르메스의 새로운 소재인 뚜왈브라이트(Toilbright)의 스트레이트 재킷, 후드 블루종, 팬츠 등과 야구공의 스티치를 담은 램스킨 코트 등은 스포츠가 얼마나 고급스러운 소재가 될 수 있는지를 한눈에 보여준다.

루이 비통 ‘FIFA 월드컵 공인구 컬렉션 트렁크’
루이 비통 ‘FIFA 월드컵 공인구 컬렉
션 트렁크’
루이 비통은 축구에서 받은 디자인 영감을 위트 있게 표현한 루이 비통 2018 FIFA 월드컵 공식 라이선스 제품 컬렉션을 선보였다. 1970년 FIFA 월드컵 때의 공인구에서 영감을 얻은 제품으로, 에피 가죽을 엠보싱해 완성한 키폴(Keepall) 여행 가방과 아폴로(Apollo) 백팩 한정판 에디션 및 다양한 가죽 소품으로 구성돼 있다. 루이 비통의 3대손 가스통 루이 비통이 처음 사용한 글자 이니셜인 ‘L, V’를 축구팀의 배지처럼 가미한 것이 특징이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제품을 원하는 고객을 위해서 한정판 ‘메이드 투 오더(Made To Order)’ 키폴 주문 제작 서비스도 선보인다. 8가지의 컬러 팔레트 중 축구공을 형상화한 육각형 디자인에 들어갈 색상 조합을 선택할 수 있다. 가죽 트리밍 역시 대다수 국기에 사용되는 5개 색상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다. 한국을 비롯한 월드컵 참가국 국기 모양의 에피 가죽 택도 제작 가능하다.

러시아 월드컵 우승팀의 품에 안길 우승 트로피를 안전하게 운반할 수 있는 트로피 트래블 케이스 역시 루이 비통이 제작했다. 루이 비통의 유서 깊은 프랑스 아니에르 공방에서 수작업으로 제작된 트렁크는 월드컵 개막식과 결승전 경기장에서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우아함과 내구성을 겸비한 음각 모노그램 티타늄 소재의 트렁크는 럭셔리 하우스의 전통적인 장인정신과 첨단 기술, 스포츠라는 이색적인 소재와의 융합이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는지를 한눈에 보여준다.

손가인 기자 ga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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