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조직목표와 개인을 결속시킨 ‘케네디 리더십’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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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경영자는 직원들을 격려하고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 ‘세계 최고의 품질’ ‘소비자 최고 만족’ ‘인류의 건강 증진’과 같은 담대한 슬로건을 내세우곤 한다. 효과가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대부분의 직원은 단순한 업무를 지루하게 반복해야 한다. 리더가 아무리 거대한 비전과 포부를 갖고 독려한다 해도, 직원은 기업의 이상과 자신의 현실 사이에 괴리감을 느낄 수 있다.

이 격차를 어떻게 줄여야 할까?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경영대학원의 앤드루 카튼 교수는 최근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리더십에 주목했다.

1960년대 케네디 대통령은 소련의 과학기술을 능가하기 위해 ‘인류의 달 착륙’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미국항공우주국(NASA)을 통해 이를 실현하고자 했다. 그는 NASA의 리더들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달 착륙 로드맵을 구체화했다. 그리고 직원 개개인의 크고 작은 일상이 조직의 목표 달성에 어떤 디딤돌이 되고 있는지를 은유적인 연설을 통해 지속적으로 설득하고 독려했다.

결국 NASA에선 바닥을 닦는 청소원과 나사를 조이는 기술자도 “나는 지금 인류를 달에 보내는 일을 하고 있다”고 당당히 말할 만큼 자부심을 갖게 됐다. 최초로 달을 밟은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이 “한 인간으로서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당시 분위기를 반영한다.

인간을 달에 보낸 역사적 사건은 NASA의 뛰어난 과학기술력 혹은 미국 정부의 금전적 투자가 이뤄낸 결과물이 아니다. 40만 명에 이르는 거대한 조직의 구성원이 하나의 목표를 제대로 이해하고 공유했으며, 자신의 임무가 목표 달성에 어떻게 기여하게 되는지 실감함으로써 모두가 함께 이뤄낸 성과였다.

케네디 대통령과 NASA의 리더들은 모든 직원의 일상이 어떻게 조직의 목표와 연결돼 있고 어떤 기여를 하게 되는지를 감동적인 메시지로 끊임없이 전달하고 이해시켰다. 큰 포부와 작은 현실 사이에서 직원이 방황하지 않게 하고 결속시키는 것이 진정한 리더의 덕목이다.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조직목표#케네디#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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