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보험사기 적발액, 총 3703억… 집계후 최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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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입원-진단이 4명중 3명꼴

“언제든지 원하면 외출시켜 줄 테니까 입원부터 하세요.”

A 씨가 운영하던 한방병원엔 2013년부터 입원 환자가 부쩍 늘었다. “진료기록부를 조작해 줄 테니 이왕이면 입원해 보험금이나 많이 타가라”며 환자를 꼬드겼기 때문이다. A 씨는 입원 환자가 늘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를 많이 받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환자의 외출과 외박을 눈감아줬고 심지어 병원을 방문하지 않아도 진료를 받은 것처럼 기록을 조작했다. A 씨는 이런 식으로 환자들이 총 105억 원의 보험금을 부정하게 타가도록 방조한 혐의로 4월 검찰에 송치됐다. 보험사기 수법이 나날이 진화하며 올 상반기 보험사기 적발 금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은 19일 올 상반기 보험사기 적발액이 3703억 원으로 집계를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이는 올 상반기에 보험업계에서 지급된 보험금 21조4000억 원의 약 1.7% 수준이다.

적발 인원은 총 4만4141명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10.2%(4087명) 늘었다. 1인당 평균 사기금액도 840만 원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유형별로는 A 씨의 한방병원 사례처럼 허위입원·진단 등이 전체의 75.2%로 가장 많았다. 상해보험에 가입한 뒤 손가락을 고의로 잘라 4억4000만 원의 보험금을 타거나 자신이 운영하는 가게에 불을 내 40억 원의 화재보험금을 받는 등의 고의 보험사기 비중도 12.1%로 조사됐다.

남성은 음주·무면허 운전 등 자동차 보험사기 비중이 가장 높았고 여성은 허위 입원·진단 등 병원 관련 보험사기가 가장 많았다. 과거 병력을 속이고 보험에 가입한 뒤 보험금을 타내는 65세 이상 고령자들의 보험사기도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김상기 금감원 보험사기대응단 부국장은 “보험사기는 일반 가입자의 보험료를 올리는 주범인 만큼 보험사기를 근절하기 위해 수사기관과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보험사기#적발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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