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눈높이에 맞춘 경찰 홍보 ‘눈에 띄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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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찰청 ‘치안1번가’ 홈피 개설, 쇼핑몰 형식으로 치안정책 홍보
경북경찰청 ‘노인범죄 예방 노래’… 흥겨운 가락으로 노년층에 인기

경북 청도군 각북면 지슬2리 마을회관에서 노인들이 안전을 주제로 만든 노래를 불러보고 있다. 경북지방경찰청은 이들 노래를 담은 CD와 카세트테이프 1200여 개를 연말까지 배부한다. 경북지방경찰청 제공
경북 청도군 각북면 지슬2리 마을회관에서 노인들이 안전을 주제로 만든 노래를 불러보고 있다. 경북지방경찰청은 이들 노래를 담은 CD와 카세트테이프 1200여 개를 연말까지 배부한다. 경북지방경찰청 제공
김나연 씨(39·여)는 최근 대구지방경찰청 ‘치안1번가’ 홈페이지(www.police1st.go.kr)에 접속해 학교폭력 및 아동범죄 예방정책을 둘러봤다. 평소 이 분야에 관심이 있던 김 씨는 ‘정책 구매’를 클릭해 상세한 내용을 e메일로 받았다. 그는 “정책 과제를 상품처럼 구매하는 방식이 흥미로웠다”며 “의견과 제안을 글로 남기면 반영한다는 소통 의지도 좋았다”고 말했다.

시민 눈높이에 맞춘 대구 경북 경찰의 치안정책 알리기가 호응을 얻고 있다. 일방 홍보가 아니라 넛지(nudge·부드럽게 유도하는 정책) 방식이어서 확산 효과가 크다는 평가다.

대구경찰청은 지난달 25일 치안1번가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치안정책을 온라인 쇼핑몰에서 하듯 상품처럼 판매해 시민이 알기 쉽게 홍보하자는 취지로 만들었다. 물론 진짜 돈을 내고 사는 것은 아니다. 홈페이지를 시민 참여 공간으로 활용해 치안 서비스를 개선하고 범죄 예방 효과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주요 내용은 ‘사회적 약자 보호 3대 치안정책’이다. 데이트 폭력과 아동 노인 장애인 학대 및 실종, 청소년 보호로 주제를 구분해 보여준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스토킹과 성범죄, 가정폭력, 여성범죄 안전환경, 사이버 음란물, 학교폭력, 아동범죄, 청소년 선도 지원이라는 9개 과제를 상품으로 소개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18일까지 정책 쇼핑객은 13만3000명을 넘었다. 상세한 정책을 e메일로 받는 ‘구매’도 3만 건을 돌파했다. 사이버 음란물 대응정책을 구매한 시민은 “해외에 본사를 둔 업체 단속이 힘들다. 사전 교육과 캠페인같이 예방에 더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건의했다.

경북지방경찰청은 최근 노인 대상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할매 할배 안전노래’를 제작해 보급하고 있다. 포항남부경찰서 권영삼 경위가 부른 트로트곡 ‘잡지 마라’를 개사해 ‘받지 마라’ ‘조심해라’ ‘속지 마라’ ‘신고해라’ 등 네 가지 곡을 만들었다.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및 교통사고 예방, 떴다방 사기 주의, 노인 학대 신고방법을 기억하기 쉽게 만들었다. 경찰은 TV프로그램 ‘시골경찰’ 제작진과 협의해 각 노래에 맞는 영상물도 만들었다. ‘시골경찰’ 출연 배우들이 모두 나온다. 경찰은 12월까지 이 4곡을 담은 CD와 카세트테이프 1200여 개를 시골 마을회관과 경로당에 나눠준다. 권 경위는 TV 전국노래자랑에 출연해 최우수상을 받았고 앨범도 4집까지 낸 경찰 가수다. 이번 노래는 재능기부했다.

박권욱 경북경찰청 홍보담당관은 “흥겨운 노랫가락이 노인범죄 예방 효과를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경찰 홍보#대구지방경찰청#치안1번가#경북지방경찰청#할매 할배 안전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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