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앨범이 좋았는데 ‘왜 또다시 같은 앨범을 내냐’고 들을 때마다 엄청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첼리스트 양성원(50·사진)은 최근 데카 레이블을 통해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앨범을 발매했다. 2005년 똑같은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앨범을 낸 지 12년 만이다. 2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12년 전 녹음했을 때는 왼손으로 그저 음표 하나하나를 잘 표현하려고만 했다면 이번에는 활을 잡은 오른손에 집중해 바흐의 목소리를 제대로 표현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7세 때 첼로를 시작한 그는 1981년 프랑스 파리 벨랑 콩쿠르 금상 수상으로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연세대 음대 교수로 재직하며 활발하게 국제 무대에서 활동해 올해 프랑스 정부로부터 문화예술공로 훈장을 받기도 했다.
그의 아내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은식, 아버지는 국내 1세대 바이올리니스트 양해엽, 한 살 위인 형은 바이올리니스트 양성식이다. 12년 만의 도전에 대해 가족들의 의견은 다양했다.
“형은 저한테 왜 모음곡 전부를 한 번에 녹음하는지 의아해했고, 아버지는 가장 두려운 비평가였는데 요즘은 무조건 다 좋다고 해요(웃음). 제가 추구하는 음악을 가장 잘 아는 아내는 녹음을 준비하면서 한없이 곡을 듣고 이야기를 해줬어요.”
많은 첼리스트가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녹음과 연주에 도전한다. 어떻게 보면 첼리스트가 거쳐야만 하는 필수 코스로도 불린다.
“어느 곡보다 가장 투명한 곡으로 연주자의 음악적 수준을 단번에 알 수 있는 곡입니다. 학교 입시나 수준 있는 콩쿠르에서도 항상 이 곡들을 요구하죠. 그만큼 많은 첼리스트가 두려워하는 곡입니다. 저도 발가벗고 무대에 서는 느낌입니다.”
앨범 발매를 기념해 그는 부산 영화의전당(9월 10일), 인천 엘림아트센터(9월 23일), 여수 예울마루 대극장(9월 28일), 서울 롯데콘서트홀(10월 15일) 등 국내와 일본, 프랑스에서 연주회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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