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째 최고치 경신에도… “한국증시, 가장 저평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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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산관리사 40개국 분석
PER-PSR 등 저평가 1위 올라… 美는 40위로 가장 비싼 증시 평가
“미래수익 기대” 당분간 바이코리아


국내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정작 코스피는 세계 증시 가운데 가장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증시가 활황세를 보이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증시 상장 종목들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로 인해 여전히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18일(현지 시간) 미국 자산관리사 스타캐피털리서치가 세계 주요국의 경기조정주가수익비율(CAPE), 주가수익비율(PER), 주가매출비율(PSR) 등을 비교·분석한 결과 한국은 40개국 중 증시가 가장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저평가 여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PER다. PER는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비율로, 수치가 낮을수록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의미다. 이번 평가에서 한국의 PER는 12.9로 40개국 중 7번째로 낮았다. 중국은 12위, 일본은 23위를 차지했고, 미국 증시는 최하위로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증시로 평가됐다. 한국 증시가 저평가됐다는 분석은 최근 국내외에서 꾸준히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3월 발표한 세계 주요국 PER를 보면 한국은 2011년 10.50에서 9.84로 낮아진 반면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 증시는 오히려 높아졌다. 지난달 씨티그룹도 한국 증시의 PER(9.63)를 분석하며 인도(18.08), 대만(14.00) 등보다 저평가된 시장으로 분석했다.

최근 코스피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한국 증시가 저평가된 이유는 상반기(1∼6월) 상장 기업의 실적 상승치가 예상보다 컸기 때문이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세계 주요국은 주가 상승률이 실적을 앞섰지만 한국은 영업이익이 30% 오르는 동안 주가는 20% 상승하는 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투자가의 ‘바이 코리아(Buy Korea)’ 행진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다. 외국인이 보유한 코스피와 코스닥 주식 시가총액은 11일 사상 처음으로 600조 원을 돌파해 점유율도 2007년 이후 처음으로 34%를 넘겼다. 김재홍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투자가들에게 한국 시장은 아직 이익 추정치가 높은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저평가 기조를 긍정적으로만 볼 순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삼성전자 등 일부 우량주를 제외한 한국 기업들의 이익 전망을 부정적으로 본다는 증거”라며 “저평가 원인으로 지목돼 온 북한 리스크와 이익 변동성이 높은 산업구조를 단기간에 개선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하려면 현재 기대치가 한껏 높아진 기업 이익이 실제로 현실화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오태동 연구위원은 “올해 상장 기업들의 추정 순이익은 당초 예상보다 높은 약 138조 원에 달한다”며 “내년 이후로도 이런 상승세가 이어지면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평가도 한 단계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9일에도 코스피는 전날보다 0.16% 오른 2,429.94에 거래를 마치며 5일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외국인과 개인이 순매도했지만 기관이 1400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한국증시#코스피#바이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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