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첫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19일 취임한 김영춘 장관은 취임 일성(一聲)으로 강도 높은 혁신을 주문했다. 김 장관은 해양수산업의 국내총생산(GDP) 기여율을 현재 6.4%에서 1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장기 불황과 한진해운 파산으로 해운산업은 크게 위축됐고, 연근해 어업 생산량은 대폭 축소됐으며, 세월호 참사 등 해양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며 현재 상황을 위기로 진단했다. 그는 위기 극복을 위해 “바다의 모든 것을 새롭게 한다는 ‘재조해양(再造海洋)’의 결연한 각오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취임사를 읽어 내려가는 김 장관의 뒤편 대형 화면에는 거꾸로 뒤집힌 세계지도가 등장했다. 태평양을 중심으로 거꾸로 된 이 지도는 앞으로 장관실과 회의실에도 걸린다. 위상이 약화된 해수부를 쇄신하고 세계적인 해양강국을 실현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조치다. 이에 앞서 16일 문재인 대통령은 김 장관을 임명하며 “지도를 거꾸로 놓고 보면 한반도 앞에 무한한 대양이 있는데 대륙은 현재 막혀 있으니 우선은 바다로 가는 게 미래 비전”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이 버려야 한다고 강조한 3관은 △관행대로만 일하는 자세 △관망하며 눈치 보기 △관권(官權)의 완장과 특권의식 등이다. 그는 “장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이런 3관의 자세를 보이는 직원들에겐 불이익을 주고, 3관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직원들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21세기 육상과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처럼 정부 부처들이 공유하는 국가 전략을 세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남해 배타적경제수역(EEZ)의 바닷모래 채취 문제에 대해선 “국책사업이라고 제대로 된 과학적 조사 없이 마구잡이로 파헤쳐서는 안 된다”며 반대 견해를 분명히 했다. 다만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취임하면 즉시 협의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히며 “조사가 선행된 이후 채취가 가능하다면 최소한의 양을 공적인 건설 사업에 허용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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