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글로벌 행보 재시동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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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만에 출국금지 족쇄 풀려… 도시바 인수전-中공장 설립 가속도

최태원 SK그룹 회장(57)이 검찰의 불기소 결정으로 4개월간의 출국금지 족쇄가 풀리게 됐다. 최 회장은 일본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부 인수 타진, 중국 내 신규 프로젝트 재추진 등 적극적인 해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미국, 중국, 일본 등의 비즈니스 파트너들과의 네트워크 강화와 SK그룹의 현지 사업을 점검하기 위한 출장 일정 짜기에 들어갔다. 해외 파트너들과의 약속을 단기간 내 확정하긴 힘들지만 이르면 이달 내 출국할 가능성도 있다.

1순위는 도시바로부터 분사한 ‘도시바 메모리’ 인수전을 직접 진두지휘하는 일이다. 글로벌 낸드플래시 5위 기업인 SK하이닉스가 2위인 도시바 메모리 전체를 인수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일본 도시바 측과 직접 담판을 짓거나 미국으로 건너가 공동 인수에 나설 파트너를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내 대형 프로젝트들을 재추진하는 것도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둘러싼 한중 갈등으로 인해 SK그룹 계열사들이 추진하던 신규 사업들은 대부분 멈춰 서 있다. 최 회장은 2월 그룹 임원 모임에서 “중국에서 잊혀질까에 대한 두려움”을 언급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월 중국 내 전기자동차 배터리 제조 공장 설립을 “연내 발표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지에서의 협상이 지연되면서 현재까지 감감무소식이다. 영국 BP로부터 중국 상하이세코 지분(50%)을 인수하는 프로젝트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7차례나 중국을 찾았지만 ‘최순실 사태’와 관련한 기업 수사가 본격화한 지난해 10월부터 사실상 발이 묶였다.

SK그룹의 ‘간판’인 최 회장으로서는 수개월간 단절된 해외 고위급 비즈니스 파트너들과의 네트워크를 다시 강화하는 게 중요한 과제다. 최 회장 본인도 1월 다보스포럼, 3월 보아오포럼 등에 잇달아 참석하지 못한 데 대해 많은 아쉬움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다음 달 열릴 중국 상하이(上海)포럼 참석은 거의 확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행보도 보다 적극성을 띠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6월 최 회장과 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모두 참석했던 ‘확대경영회의’는 올해도 열린다. 최 회장이 CEO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건 지난해 10월 ‘지속가능한 행복을 위한 변화와 도전’을 주제로 마련한 CEO 세미나 이후 처음이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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