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영업익 2조5000억 역대 최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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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비수기 1분기에 ‘깜짝 실적’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압도적인 영업이익 신기록을 작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9월 SK하이닉스 중국 충칭 반도체 생산라인을 찾아 제품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압도적인 영업이익 신기록을 작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9월 SK하이닉스 중국 충칭 반도체 생산라인을 찾아 제품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1∼3월) 영업이익이 역대 최고 기록의 50% 이상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 내부에서는 이미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10조 원이 넘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18일 복수의 재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1분기 매출액은 약 6조3000억 원, 영업이익은 약 2조5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률이 무려 40%에 육박한다.

지금까지 SK하이닉스의 분기 매출액 및 영업이익 기록은 각각 5조3600억 원(지난해 4분기)과 1조6700억 원(2014년 4분기)이었다. 영업이익의 경우 최고 기록을 50%나 경신하는 ‘비약적 도약’을 이뤄낸 것이다. SK하이닉스는 25일 기업설명회(IR)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올해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이 10조 원 이상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10조 원은 지난해 이 회사 영업이익 3조2770억 원의 3배, 역대 최고치였던 2015년 5조3400억 원의 2배에 달한다.

○ 비수기에 거둔 최대 실적

반도체 업계에서 1분기는 전통적 비수기로 꼽힌다. 최대 성수기는 블랙 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연휴 등 디지털기기의 소비가 많은 4분기(10∼12월)다. 이때 소비가 집중되다 보니 1분기는 매번 저조한 실적을 거두곤 했다.

SK하이닉스가 1분기에 최고 실적을 낸 것이 ‘반짝 성과’에 머무르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배경이다. 올해는 분기마다 최고 기록을 갈아 치울 수도 있다는 뜻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올해 반도체산업은 초장기 호황을 뜻하는 ‘슈퍼사이클(Super Cycle)’에 본격 진입한 만큼 SK하이닉스 내부적으로도 1분기 실적이 ‘최고점’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올해 ‘연간 영업이익 10조 원 클럽’에 가입할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의 지위도 격상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실적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다크호스’에서 확실한 ‘강자’로 자리매김하는 ‘이정표’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증권가에서도 SK하이닉스의 올해 실적을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D램 시장은 모바일기기 및 서버의 메모리용량이 급증하는 추세여서 공급이 모자라는 상황이다. 낸드플래시도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와 모바일기기 시장 성장 덕분에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 ‘승자독식’ 구조 효과

D램 부문은 지난해 기준으로 SK하이닉스 전체 매출의 72%를 차지한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 호조는 D램의 가격 상승 덕이 컸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표준제품인 DDR3 4Gb(기가비트)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2.75달러(3월 31일 기준)다. 지난해 6월 30일 기준 1.25달러에 비해 1.5달러(120%)나 뛰었다. D램익스체인지는 “서버용 D램 수요 강세가 이어지고, 모바일용 D램 수요도 견고해 올해 2분기(4∼6월)에도 가격 상승이 확실시된다”고 밝혔다.

반도체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과감한 투자로 수익 기반을 미리 마련해 놓은 게 밑거름이 됐다고 풀이한다.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1위인 삼성전자와 함께 미세공정을 경쟁적으로 개발하면서 후발주자들과의 기술 격차를 벌려 둔 덕분이라는 얘기다. 글로벌 D램 시장은 삼성전자 48%, SK하이닉스 25%, 미국 마이크론 19% 등 ‘빅3’가 92%를 독식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PC 시장이 성숙하면서 D램 산업도 위기를 맞았다는 분석들도 있었지만 현재로서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형국이다.

○ 남은 과제는 낸드플래시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이 10%로 5위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메모리반도체다. 시장 성장 속도는 D램보다 더 빠른 편이다. D램 사업에 너무 편중돼 있는 SK하이닉스의 아킬레스건이다.

SK하이닉스는 이 때문에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도 여전히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3차원(3D) 낸드플래시 시장 진입 및 제품 다양화 기반을 올해 얼마나 마련하는지에 따라 미래 운명이 바뀔 수도 있다.

SK하이닉스가 20조 원이 넘는 일본 도시바의 메모리 반도체 사업부문 인수전에 뛰어든 것도 이 때문이다. SK 고위 관계자는 “도시바 반도체 인수가 여러 가지 측면에서는 쉽지 않겠지만 인수 의지가 있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고 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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