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제 2의 소라넷’ 운영자는 30대 법무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8일 17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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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2의 소라넷 운영자는
30대 법무사


#2
하루 50만 명이 접속하는
최대 불법 음란사이트 '꿀밤'이
지난 3일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놀랍게도 운영자는 현직 법무사 정모 씨(33).
낮에는 법무사로 일하고
밤에는 음란사이트를 운영하는 '이중생활'을 해왔습니다.


#3
정 씨는 2013년 법무사 개업으로 월 600만원을 벌었지만
성에 차지 않았습니다.
당시 음란사이트 '소라넷'이 억대 수입을 거두고 있던 상황.
정씨는 같은 해 6월 '꿀밤'을 개설했습니다.
지난해 4월 소라넷이 폐쇄되자
꿀밤은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4
정 씨는 고교 시절 전교 1등을 차지했던 모범생.
공무원 가정에서 성장했고
명문 의대에 진학할 수 있을 정도로 성적이 우수했지만
아토피 질환이 심해 학교를 중퇴했습니다.
검정고시로 학업을 마친 뒤 법무사 자격증을 땄지만
큰 돈을 벌어 아토피 콤플렉스를 벗겠다는 욕망에 사로잡힙니다.
"100억 원을 벌어 편하게 살고 싶었습니다."



#5
정 씨는 사이트 회원을 끌어 모으려고 변태 이벤트도 진행했습니다.
가장 음란한 동영상을 올린 사람에게 200만 원을 줬습니다.
회원들은 여자친구, 아내와 성관계를 하는 동영상을 매달 수천 건씩 올렸습니다.
직원들에게는 음란동영상을 올리는 대가로 월 300만~500만원을 지급했습니다.
한 남자 직원은 여성과 성관계를 맺는 영상을 직접 찍어 여성의 동의 없이 사이트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6
머리 좋은 정 씨는 경찰이 찾지 못하도록 흔적을 남기지 않았습니다.
그는 광고주인 성매매 업주들과는 경찰 추적이 불가능한 해외 메신저 프로그램(텔레그램)을 사용해 연락했습니다. 인터넷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을 이용해 대금을 받으며 수년간 수사망을 피했습니다. 또 마치 돈세탁을 하듯 비트코인을 여러 차례에 걸쳐 여러 계좌로 옮긴 뒤 출금했습니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수사에 착수했지만 쉽게 단서를 찾지 못했습니다.



#7
정 씨가 음란사이트 운영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연간 15억 원.
성매매 업소 480여 곳의 광고를 음란사이트에 실어
매달 7000만 원을 챙겼습니다.
경찰은 그동안 50억 원 이상을 챙긴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8
꼬리가 길면 잡힌다.
경찰은 '꿀밤'의 IP를 추적하다 정 씨의 법무사 사무실을 의심합니다.
이후 정 씨 사무실에서 거래한 30여 개의 대포통장을 조사합니다.
그러다 한 통장에서 뭉칫돈이 인출된 것을 발견하고 돈을 인출한 사람을 조사합니다.
은행 CCTV에 촬영된 정 씨의 모습을 확인했고 그를 검거합니다.



#9
경찰은 17일 성매매 알선 등의 혐의로 '꿀밤' 운영자 정 씨와 IT업체 직원 강모 씨(22)를 구속했습니다. 모범생이 범죄자로 전락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같은 혐의로 사이트 관리자 김모 씨(32)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죠.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정 씨의 혐의는 최대 형량이 징역 3년에 불과합니다. 이전 사례를 보면 떼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 때문에 다시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99%나 됩니다"고 말했습니다.



#10
한편 최대 불법 음란사이트였던 '소라넷' 핵심 운영진인 40대 부부 2쌍은 여전히 검거되지 않았습니다. 명문대 출신인 것으로 알려진 이들은 소라넷 운영으로 엄청난 돈을 벌고 해외 도피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소라넷의 운영자들도 하루빨리 검거되길 바랍니다.

원본 / 강성명·박훈상 기자
기획·제작 / 이유종 기자·김유정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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