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흔들림 없다지만… 野 내부 “여론 변화 가능성 대비를”

길진균기자 , 유근형기자 입력 2016-12-03 03:00수정 2016-12-03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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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vs 퇴진’ 혼돈의 정국]野 3당 탄핵안 발의-9일 표결  야권 공조를 재정비한 야 3당은 3일 새벽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공동 발의하면서 탄핵에 올인(다걸기)하는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박 대통령의 ‘4월 퇴진’ 수용 여부에 관계없이 탄핵안을 추진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야권이 헌법과 법률에 따라 탄핵이라는 배수진을 쳤지만 상황 변화에 따라 유연한 대응을 택할지도 모른다는 관측도 없지 않다.
○ 野, ‘촛불 민심’에 놀라 탄핵 올인

 탄핵안 발의 실패로 삐걱댔던 야권 ‘탄핵연대’가 하루 만에 회복된 것은 촛불 민심의 위력 때문이다. 일부 의원은 2일 “이제 촛불이 여의도를 향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2일 탄핵안 처리’에 반대했던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과 소속 의원들에 대해 당의 기반인 호남에서 항의가 빗발쳤다는 얘기도 나온다.

 야권의 바람대로 9일 탄핵안이 가결 처리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이 요구한 ‘7일 마지노선’에 박 대통령이 어떻게 화답하느냐가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박계 의원 상당수는 7일까지도 박 대통령이 내년 4월 말 이전 퇴진과 2선 후퇴 선언을 하지 않으면 탄핵에 동참할 생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페이스북에 “6, 7일쯤 대통령이 여당의 건의를 받아들여 내년 4월 말 퇴진을 하겠다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는 첩보가 방금 들어왔다”고 주장했다. 청와대가 비박계의 탄핵 동참 의지를 사전에 꺾을 전략을 만들어놨다는 얘기다.


○ 野, 정국 상황 예의주시

 야권은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의 퇴진 요구를 수용하더라도 탄핵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민주당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대통령이 퇴진을 선언해도 탄핵안을 진행하겠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흔들림 없이 간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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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이날 민주당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는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비박계 요구를 모두 수용해) 여론이 변화할 수 있으니 탄력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고 한다. 한 중진 의원은 “박 대통령이 7일 입장을 밝힌다고 본다”라며 “우리 지도부가 (퇴진 조건 등을) 선(先)제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는 전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지도부도 3일 서울 광화문광장 촛불집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달 12일이나 27일처럼 100만 명(주최 측 추산)이 넘는 시민이 즉각 하야 또는 탄핵을 외치는 게 아니라, 촛불 민심의 기세가 한풀 꺾인 것으로 드러나면 고심할 수밖에 없다는 진단도 있다. 또 야권 일부 의원은 박 대통령의 입장 표명으로 탄핵 여론이 누그러질 수 있으니 탄핵과 협상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새누리당과 청와대에 끌려 다니기보다 ‘2월 말 퇴진’ ‘책임총리 국회 추천’ 등을 제안해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는 뜻이다. 엄청난 정치적 부담과 책임이 따를 ‘탄핵안 부결’ 후폭풍을 우려해 표결을 감행할 수 있겠느냐는 일각의 지적도 있다.


○ 탄핵안, 박 대통령 뇌물액 430억 원 명기

 이날 발의된 탄핵안 최종안에는 초안대로 박 대통령에 대한 ‘제3자 뇌물죄’와 세월호 참사에 대한 부실 대응이 담겼다.

 헌법 위배 행위로는 △장차관 등 최순실 비호세력 임명(김종덕, 김종, 윤전추 등)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 면직 △장시호 등에 대한 부당 지원 △사기업에 금품 출연을 강요하여 뇌물수수 △사기업 임원 인사 관여 △세계일보 사장 교체 등 언론기관 탄압 등이 적시됐다.

 새누리당 비박 진영이 난색을 표한 세월호 참사 대응 실패 역시 헌법 10조인 ‘생명권 보장’을 위반한 것으로 규정했다. 제3자 뇌물죄로는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삼성그룹과 SK, 롯데 등의 360억 원 출연, 롯데의 70억 원 추가 출연 등이 포함됐다. 최 씨가 받은 금품까지 포함해 박 대통령이 수수한 뇌물액은 모두 430억5162만 원으로 적시됐다.

길진균 leon@donga.com·유근형 기자

※ 야당의 대통령 탄핵소추안 주요 내용



▽헌법 위배행위


① 국민주권주의(헌법 제1조), 대의민주주의(제67조), 국무회의에 관한 규정(제88조, 제89조), 대통령의 헌법 수호 및 헌법 준수의무(제66조 제2항, 제69조) 조항 위배=공무상 비밀을 최순실에게 전달하고, 비선 실세가 공직을 좌지우지하도록 한 점. 국가권력을 사익 추구의 도구로 전락시킴.

② 직업공무원 제도(제7조), 대통령의 공무원 임면권(제78조) 평등원칙(헌법 제11조) 위반=최순실의 비호 세력을 통해 문화체육계 인사와 이권 개입을 도운 점. 정유라 장시호 비리.

③ 재산권 보장(제23조) 직업선택의 자유(15조), 기본적 인권보장 의무(제10조) 시장경제질서(제119조), 대통령의 헌법 수호 및 헌법 준수의무(제66조 2항, 제69조)=안종범을 통해 사기업을 간섭하고 시장경제 질서를 저해.

④ 언론의 자유(헌법 제21조 1항) 직업선택의 자유(헌법 제15조) 조항 위배=비선 실세 전횡을 보도한 언론을 탄압.

⑤ 생명권 보장(헌법 제10조) 조항 위배=세월호 7시간 동안 국민 생명권 보호 의무를 위배.


▽법률 위배행위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죄), 직권남용(강요죄), 공무상비밀누설죄.
#탄핵#퇴진#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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