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 로잔협력센터 주도… 최순실 올림픽 이권 확보용 의혹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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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정부 계획 문건 4월 최순실씨에 유출

  ‘비선 실세’ 최순실 씨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가 있는 스위스 로잔에 평창 겨울올림픽 홍보를 위한 스포츠 협력 센터를 세우게 한 뒤 올림픽 이권을 따내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일 발표된 검찰 조사 결과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2013년 1월부터 올 4월까지 공무상 비밀을 담은 문건 47건을 최 씨에게 넘겼는데 그중에는 ‘로잔 국제 스포츠 협력 거점 구축 현황’이라는 문건도 포함됐다.

 올해 4월 최 씨에게 전달된 이 문건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22일 “IOC 등 주요 스포츠 기구들의 본부가 모여 있는 로잔에서 평창 올림픽에 관한 미디어 홍보 활동이나 국제 포럼을 열기 위해 협력 센터와 같은 거점을 로잔에 세우려는 계획에 따라 만든 것이다”라며 “거점 구축을 위해 필요한 준비 사항 등을 파악해 정리한 문건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문체부는 정작 평창 올림픽조직위원회와는 사전에 협력 센터 설립에 관한 상의를 하지 않았다. 평창 올림픽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올림픽 개최지 결정을 앞둔 때라면 몰라도 개막을 앞두고 있는 올림픽과 관련된 미디어 홍보와 포럼을 굳이 로잔에서 할 필요가 없다”라며 “로잔에 국제 스포츠 협력 센터를 만든다고 해도 올림픽과 관련된 홍보나 포럼을 센터 직원들이 직접 할 수는 없기 때문에 결국 대행사가 필요한데 그러면 오히려 예산만 낭비하는 꼴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최 씨가 로잔에 국제 스포츠 협력 센터를 세우게 한 뒤 자신의 회사인 ‘더블루케이’나 조카 장시호 씨의 회사인 ‘더스포츠엠’ 등과 센터가 업무 대행 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으로 이득을 챙기려 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실제 동계영재센터를 설립한 뒤 기업 후원금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된 장 씨의 회사 ‘더스포츠엠’은 올 6월 K스포츠재단이 주최하고 문체부 등이 후원한 ‘2016 국제 가이드러너 콘퍼런스’의 행사 대행을 맡아 5000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

  ‘더스포츠엠’은 국제 스포츠 이벤트 컨설팅 및 각종 부대사업을 목표로 만들어졌다는 것이 드러난 상태다. ‘더블루케이’도 교육 분야에서부터 스포츠 마케팅 및 에이전트 사업, 스포츠 시설 운영, 스포츠 브랜드·캐릭터 개발, 국제 스포츠 콘퍼런스 기획과 관련한 용역 대행 등 광범위한 스포츠 분야를 사업 대상으로 하고 있는 법인이다.

 특히 로잔에 국제 스포츠 협력 센터를 만들려는 계획이 장 씨를 비호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의 주도 아래 이뤄져 이러한 의혹을 더욱 부풀리고 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올해 초 김 전 차관이 한 행사에서 국제 스포츠 교류 강화 등 스포츠 외교에 대해 얘기했는데 얼마 뒤 문체부 국제체육과에서 로잔에 국제 스포츠 협력을 위한 거점을 구축하려 한다며 현황을 파악해 달라고 요구했다”라며 “국제체육과는 김 전 차관의 지시를 받던 부서인 만큼 김 전 차관의 지시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올 4월 9일 체육회 직원 2명과 문체부 직원 1명이 직접 로잔으로 가서 현장 실사까지 할 정도로 보통 사업과는 추진 과정이 달랐다”라고 말했다.

유재영 elegant@donga.com·김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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