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프 TV’ 보면 삼성 디자인의 미래 보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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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강조한 프로젝트 시동

올해 3월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에 있는 프리미엄 편집숍인 ‘10꼬르소꼬모’에서 열린 삼성전자 ‘세리프 TV’ 론칭 현장 모습(맨위쪽 사진). 맨아래쪽 사진은 세리프 TV 출시에 맞춰 개설한 인스타그램 계정의 섬네일. 삼성전자 제공
올해 3월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에 있는 프리미엄 편집숍인 ‘10꼬르소꼬모’에서 열린 삼성전자 ‘세리프 TV’ 론칭 현장 모습(맨위쪽 사진). 맨아래쪽 사진은 세리프 TV 출시에 맞춰 개설한 인스타그램 계정의 섬네일. 삼성전자 제공
‘#serif TV’.

요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해시태그 중 하나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및 연예인 등은 물론이고 일반 소비자들이 자기 집이나 카페 등 매장에 설치한 삼성전자 ‘세리프 TV’를 올리는 인증샷들로 관련 게시물만 5000개를 넘겼다.

삼성전자가 올해 3월 세계적인 가구 디자이너인 부룰레크 형제와 함께 디자인해 내놓은 세리프 TV가 삼성전자 TV 이미지에 잔잔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삼성전자 TV는 그동안 초고화질과 얇은 화면 두께로 10년 연속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켜왔다. 하지만 디자인의 감성적 측면은 스페인 로에베나 덴마크 뱅앤올룹슨 등 유럽 가전 브랜드에 비해 약하다는 평이 많았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세리프 TV를 시작으로 삼성전자도 감성 디자인을 강조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산업디자이너협회에서 주최하는 디자인 공모전 IDEA도 올해 시상식에 기존 금·은·동 본상보다 상위 개념 상인 ‘뷰틸리티(Beauty+Utility·아름다움과 실용성을 겸비한 디자인)’ 부문을 신설하면서 첫 수상작으로 세리프 TV를 선정했다.

세리프 TV는 제품 기획부터 공개, 마케팅,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이 기존 삼성전자의 틀을 깬 제품이다. 애플이나 구글처럼 제품을 총괄하는 ‘프로덕트 매니저’ 개념을 도입해 김원기 차장(당시 과장)에게 팀장을 맡기고 임원들도 팀원으로 합류시켰다. 첫 공개도 CES나 IFA 등 전자 전시회가 아닌 2015년 9월 런던디자인페스티벌에서 했다. 올해 3월 국내 시장에 선보인 후 4월에는 밀라노 가구 박람회에도 참가했다.

SNS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를 주 타깃으로 한 제품인 만큼 마케팅도 인스타그램 위주로 진행했다. 삼성전자가 아닌 세리프 TV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별도로 만들고 부룰레크 형제가 직접 찍은 라이프스타일 이미지들을 올렸다. 론칭 이벤트 때도 세리프 TV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알리는 한편 #serif tv 해시태그를 함께 마케팅하는 데 주력했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유명 인사 사이에서도 화제의 제품이 되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최근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구매 인증샷을 직접 올렸다. 샤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카를 라거펠트와 국내 배우 강동원과 가수 탑, 피아니스트 이루마가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 방식도 완전히 차별화했다. 온라인에 익숙한 소비자 구매 패턴에 맞춰 세리프 TV만을 위한 전용 홈페이지부터 개설했다. 오프라인에서는 기존 삼성 딜라이트 매장이나 하이마트 등 전자유통점이 아닌 고급 가구 전문점과 백화점만 판다.

최근에는 전문 큐레이터가 엄선한 제품만 입점할 수 있는 미국 뉴욕 ‘모마 디자인 스토어’에서도 판매를 시작했다. 이매뉴얼 플랫 모마 디자인 스토어 판매 총괄 디렉터가 지난해 9월 영국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에서 본 세리프 TV에 반해 지속적으로 러브콜을 보낸 결과 계약이 성사됐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세리프 tv#삼성#디자인#감성#정용진#가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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