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관계 걱정”…中 사드 보복에 韓기업인-中유학생 울상

권기범기자 , 김단비기자 입력 2016-08-09 15:14수정 2016-08-09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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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가 결정된 이후, 한류 문화 시장을 중심으로 번지던 중국의 보복 제재 우려가 국내에서도 번지고 있다. 까다로워진 중국 비자 발급 절차로 인해 중소 상인들은 한숨을 쉬고 국내에서 유학 중인 중국 학생들은 한중 외교 마찰을 우려하고 있다.

● 까다로워진 비자 발급 ‘울상’

지금까지 비자 발급 대행사를 통해 복수 상용비자를 발급받아온 중소기업인들과 상인들은 당장 중국 현지로 입국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금까지는 중국 복수 상용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대행사가 발급한 초청장만 있어도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중국 정부가 그동안 묵인해 왔던 대행사의 초청장을 인정하지 않기로 하면서 현지 업체가 직접 만든 초청장이 필요해졌다.

정기적으로 중국 웨이하이로 출장을 나가는 송모 씨(31·중소기업 근무)는 다음 출장을 2주도 채 남기지 않고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현지 생산라인 점검을 위해 함께 출국하기로 했던 직원 1명에 대한 상용비자 발급이 어려워졌다는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이다. 송 씨는 “일회용 비자로 바꿔 다시 신청해야 하는데 기간에 맞춰 발급이 될지 모르겠다”며 “계획해 놓은 중국 일정을 다 바꿔야 할 것 같아서 고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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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 상인들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중국을 왕래하며 사업을 하는 김모 씨(52)는 “앞으로는 매번 중국 내 업체로부터 직접 초청장을 받아 제출하라는 건데, 시간도 없고 여건도 안된다”며 “앞으로는 다달이 3만~5만 원짜리 관광 비자를 발급 받아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발급이 까다로워지자 아예 ‘중국 상용비자 발급 잠정 중단’이라는 안내문을 홈페이지에 내거는 비자 발급 대행사도 늘고 있다.

한 대행업체 관계자는 “중국 현지 대행사에 물어봐도 발급이 언제 재개될지 모른다는 얘기 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드 배치 문제가 불거질 때부터 업계에서는 상용비자 발급이 중지된다는 소문이 돌았다”며 “급하게 출국하려는 사람들은 임시방편으로 관광 비자를 발급받고 있다”고 귀띔했다.

● “한중 관계 불안에 여행도 취소”

한국에서 유학 중인 중국인들은 “아직 체감할 만한 변화는 없다”면서도 “장차 한중 관계가 악화될까봐 걱정”이라는 경우가 많았다.

유학생 리우웬보 씨(26)는 “한국 기업에 취업할 생각을 하고 있는데 정치적 사안 때문에 중국과 한국의 경제협력이 약화하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유학생 왕리 씨(30)는 “한국은 잘 하는 게 많은데 왜 자기나라를 스스로 못 지키고 다른 나라 도움을 필요로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면서 “한국은 중국의 돈을 진짜 많이 가져갔다. 근데 왜 그 돈을 가지고 미국인한테 줘서 핵무기를 사서 중국과 싸우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심한 불안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신촌의 한 대학에서 유학 중인 중국인 전모 씨(23)는 “중국에 있는 부모님과 통화를 했는데, ‘한중 전쟁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시더라”며 “대학원 진학을 생각 중인데 부모님은 빨리 귀국하는 게 어떻냐고 하셨다”고 전했다. 여름에 한국을 여행하려던 중국인들 중 불안감에 태국으로 행선지를 바꾸는 사람들이 생기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반면 이번 문제가 크게 번지지 않을 것이라는 대답도 나왔다. 중국인 유학생 시에 씨(20)는 기자에게 웨이보(중국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라온 한국의 사드 배치와 관련한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여줬다. 민감한 정치적 사안을 다룬 기사에는 ‘이종석♡’ 처럼 한국 연예인에 대한 호감을 표현하는 댓글이 달려 있었다. 이 유학생은 “한국 드라마와 화장품의 인기가 워낙 높기 때문에 악영향이 있더라도 일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리징 씨(26)는 “친구들이나 중국의 가족들은 걱정을 많이 하지만 별로 걱정되지 않는다”며 “유학생 입장에서는 오히려 한국 입장도 이해가 된다. 잘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 사건팀 종합>

권기범기자 kaki@donga.com·김단비기자 kub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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