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젓가락 문화상품’ 지구촌을 집어올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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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디나무 젓가락 등 100여종 개발… “포크서 볼수없는 생명문화 담겼다”
佛공연축제서 젓가락 체험 큰 인기

프랑스 아비뇽에서 열리고 있는 아비뇽페스티벌에 참가한 관광객들이 청주 젓가락을 체험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분디나무 젓가락.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제공
프랑스 아비뇽에서 열리고 있는 아비뇽페스티벌에 참가한 관광객들이 청주 젓가락을 체험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분디나무 젓가락.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제공
한중일을 대표하는 문화 원형이자 생명문화를 상징하는 ‘젓가락’을 주제로 지난해 세계 첫 페스티벌을 개최한 충북 청주시가 개발한 젓가락 문화상품이 국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21일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이사장 이승훈 청주시장)에 따르면 청주시와 시문화재단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젓가락 콘텐츠 개발지원 사업’의 하나로 분디나무(산초나무) 젓가락, 옻칠나전 젓가락, 유기수저 등 100여 종의 젓가락 문화상품을 개발했다.

분디나무 젓가락은 고려가요인 ‘동동’에 나오는 젓가락 이야기를 고증을 통해 만들었다. 1000년 우리 조상들이 직접 사용했던 젓가락이지만 문헌 속에만 존재하던 것을 찾아내 문화상품으로 특화한 것. 이 젓가락은 가볍고 단단하며 부드러운 데다 항균작용 등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국내는 물론 일본과 중국 등 동아시아와 유럽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7일부터 한 달간 프랑스 아비뇽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적인 공연축제인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분디나무 젓가락을 소개하는 행사가 열렸다. 또 청주의 공연단체인 ‘울림’이 이 행사에 참가해 젓가락으로 음식 집기, 젓가락 장단 퍼포먼스 등의 체험행사를 해 현지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고 재단 측은 밝혔다. 변광섭 시문화재단 창조경제팀장은 “주로 포크와 나이프를 사용하는 유럽인들에게 젓가락이 생소하지만 생명문화와 장단문화가 담겨 있는 젓가락 체험에 관심이 높았다”고 말했다.

앞서 1∼3일 광주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사회적경제박람회에서도 분디나무 젓가락이 큰 인기를 얻었으며 6월 23일부터 사흘간 서울 무역전시장에서 열린 국제아트페어에서는 청주대 공예디자인과 학생들이 만든 금속공예 젓가락이 관람객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또 4월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6동아시아문화도시’ 개막식 연계행사에서도 청주 젓가락이 높은 인기를 얻었다.

김호일 시문화재단 사무총장은 “하반기부터는 청주시한국공예관과 청주국제공항 등 국내는 물론 일본 등 해외에서도 젓가락 문화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라며 “청주발 젓가락 문화상품의 브랜드 개발과 마케팅, 판로개척, 전문인력 양성 등 체계적인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동아시아문화도시였던 청주시는 명예조직위원장으로 위촉한 이어령 초대 문화부장관의 제안으로 숫자 ‘1’이 4번 겹치는 11월 11일 젓가락의 날 행사를 열어 세계가 참여하고 공감하도록 했다.

당시 이 전 장관은 “젓가락에는 짝의 문화, 정(情)의 문화, 배려와 나눔의 문화, 생명교육과 스토리텔링 콘텐츠가 함축돼 있다”며 “정치와 경제분야에서 경쟁해 온 한중일 3국이 젓가락으로 하나 되고 한국인만의 창의성으로 새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청주시는 올해 한중일 젓가락문화공동체를 만들고 관련 문화상품 개발 등의 다양한 후속 사업을 펴고 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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