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발 빠른 IT투자결정… 현업부서와 소통이 성패 갈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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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ZARA)나 씨티은행 같은 기업은 정보기술(IT)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씨티은행은 1970년대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처음 도입해 일시적으로나마 경쟁우위를 점했고, 최근에는 모바일 앱을 통해 개인수표를 직접 입금하는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IT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고객서비스 측면에서 일시적 경쟁우위를 반복적으로 창출해온 대표적 예다. 경쟁사들은 빠르게 씨티은행을 모방했지만 씨티은행은 새로운 IT를 남들보다 빨리 도입하는 의사 결정을 통해 한 발씩 앞서 나갔다.

그렇다면 이러한 전략적 정보기술 결정 민첩성(IT strategic agility)의 차이는 무엇에 기인할까? 미국 조지아대의 앰릿 티와나 교수 등은 최근 한 연구에서 기업의 IT 부서와 다른 현업 부서들의 타 부서 업무 관련 지식 정도가 달라지면 기업의 전략적 IT 투자 속도가 달라지는지를 연구했다.

분석 결과, 기업의 전략적 IT 투자 결정이 민첩하게 이뤄지려면 IT 의사결정 방식이 차별화돼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민첩한 IT 투자 결정을 위해서는 투자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 부서와 다른 부서 간의 ‘원활한 의사소통’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IT 인프라의 경우 IT 관련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IT 부서에서 결정하되, 그 과정에서 현업 부서의 업무에 대한 지식과 연결해 IT 용어를 충분히 쉽게 설명해줬을 때 빠른 투자 결정이 일어났다. 직접 실행에 활용할 수 있는 IT 비즈니스 앱의 민첩한 활용과 이를 위한 투자 결정 과정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실행 부서에서 투자 결정 권한을 갖되, 해당 앱과 실행 부서의 업무를 잘 이해하고 있는 IT 부서가 전사적 시스템과 연동하는 측면에서 조언을 해줄 때 빠른 투자가 나타났다.

결국 전략적 IT 투자 결정을 위해서는 IT 유형에 따라 결정 권한을 적절히 배분하고, 소통할 필요가 있다. ‘온라인’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오프라인’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교훈 역시 이 연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이다.

문재윤 고려대 경영대 교수 jymoon@korea.ac.kr
#it#투자#현업부서#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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