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영민]창조경제 이끌어갈 아웃라이어를 기대하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김영민 특허청장
김영민 특허청장
꾸준한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1만 시간의 법칙’이 있다. 저명한 심리학자인 안데르스 에릭손이 1990년대에 솔리스트 연주자의 연주능력과 투자한 시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하여 발표한 이론이다. 초기에는 주목받지 못했으나 최근 맬컴 글래드웰의 저서 ‘아웃라이어(Outliers)’를 통해 세간에 크게 회자되었다. 글래드웰은 빌 게이츠, 비틀스 등 각 분야의 대가들을 분석함으로써 우연 또는 천재적 능력만으로 설명되는 경향이 있는 그들의 성공 뒤에 1만 시간의 법칙이 있음을 역설하였다.

자랑스러운 한국인으로 꼽는 조수미, 박지성, 김연아 등 각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들은 모두 기본적으로 1만 시간의 법칙을 충족하는 이들이다. 1만 시간의 법칙은 인류의 역사를 바꾸거나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발명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왔다. 흔히 위대한 발명이 순간적으로 번뜩이는 아이디어나 행운의 열매라고 오해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에디슨은 9999번의 ‘안 되는 방법’을 찾아낸 후, 실패를 딛고 1만 번째 시도에서 ‘되는 방법’을 찾아 백열전구를 개발했다고 한다.

일상생활에 큰 편의를 주는 획기적인 발명인 포스트잇도 마찬가지다. 3M 연구원인 스펜서 실버가 강력한 접착제를 개발하려다 실수로 접착력이 약하고 끈적거리는 이상한 접착제를 만들었고, 동료 연구원이 이 접착제를 서표(書標)로 활용함으로써 오늘날의 포스트잇이 탄생했다. 우연한 발명의 대명사로 알려진 포스트잇도 약 5년간 1만여 시간에 걸친 실버의 연구와 반복된 실험이 없었다면 세상에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특허청은 창의적인 잠재력을 갖춘 우리 학생들이 1만 시간의 법칙을 충족하여 위대한 발명가나 기업가로 성장하도록 초등학교에서 중고등학교, 대학에 이르는 전 주기에 걸쳐 다양한 발명인재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에 196개 발명교육센터를 설치·운영해 청소년들이 어려서부터 발명에 대한 꿈을 키우고, 발명활동을 체험하도록 하고 있다. 미래 한국을 이끌 기업가로 커나갈 잠재력이 있는 발명영재를 양성하기 위해 2010년부터 KAIST, 포스텍과 함께 ‘차세대 영재기업인 육성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학생발명전시회’ ‘학생창의력챔피언대회’ 등 각종 발명대회도 개최하여 학생들의 발명의식을 고취하고 있다. 대학에서는 전국 60여 개 대학에 특허강좌를 개설하고, 9개의 ‘지식재산교육 선도대학’을 지정하여 기업이 필요로 하는 ‘특허에 강한 실무형 연구인력’을 양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창의적인 발명인재를 육성하는 것은 창조경제의 디딤돌을 놓는 일이다. 특허청은 초등학교부터 중고등학교, 대학교(원)까지 지식재산교육이 단절되지 않고 잘 이어지는 지식재산교육 생태계가 교육 현장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힘쓸 것이다.

발명에 재능 있는 청소년들이 미래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창조경제의 ‘아웃라이어’로 다시 태어날 때가 머지않았음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김영민 특허청장
#창조경제#발명#특허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