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주가저평가, 왕소금 배당탓…코리아 디스카운트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0일 14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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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기업들의 주가가 외국 경쟁사에 비해 저평가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년 후 이익 예상치를 기준으로 하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9.9배로, 경쟁사인 애플(14.5배)에 못 미쳤다.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비율로, PER가 낮을수록 해당 기업의 실적에 비해 주가가 낮게 평가된 것으로 해석된다. 업종별로 차이가 있지만 10배 이하일 경우 PER가 낮은 주식으로 분류된다.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LG전자(8.7배), SK하이닉스(8.0배), LG디스플레이(10.1배) 등 정보통신(IT) 분야의 다른 주요 기업들도 같은 업종의 노키아(21.6배), HTC(56.4배), 인텔(15.9배), 샤프(13.7배) 등 외국의 경쟁사보다 낮았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PER도 각각 5.7배, 6.2배로 포드(9.7배), 도요타(10.6배), 다임러(10.3배)보다 낮았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각각 10.0배, 12.7배로, 시노펙(24.9배), 미츠비시케미칼(15.1배) 등 경쟁기업보다 낮은 수준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 주가의 저평가는 한국 증시의 저평가로 이어진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의 12개월 선행 PER은 9.7배로, 세계 평균(14.7배)은 물론 신흥국 평균(10.9배)에도 못 미쳤다. 최근 사상 최고치까지 오른 미국 증시의 PER는 16.3배, 일본은 14.6배, 영국 13.5배, 대만도 12.8배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낮은 배당수익률을 한국 증시 저평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올해 한국 증시의 예상 배당성향은 13.7%로, 영국(46.2%), 대만(43.6%), 브라질(38.5%), 중국(29.6%), 미국(29.4%), 일본(26.2%) 등 주요국과 격차가 크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의 주가 저평가는 결국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연결된다"며 "기업들이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영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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