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 동아일보] 결혼 6년 만에 득남~ 엄마 강수정이 보내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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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10월 1일 20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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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차례 유산의 아픔을 겪은 강수정 전 KBS 아나운서가 엄마가 됐다. 출산을 위해 한국에 돌아와 ‘역원정출산’을 한 그는 아이를 보면 눈물이 날 줄 알았는데 웃음만 나왔다고 말한다.

“아이 얼굴을 보니 웃음이 나더라고요. 아이가 생긴 후 매 순간이 감동이에요.”
결혼 6년 만에 아들을 출산한 강수정(37)은 얼마나 기쁜지, 글에서도 행복이 묻어났다. 강수정은 2002년 KBS 아나운서로 입사해 노현정과 함께 ‘스타 아나운서’로 높은 인기를 누렸고, ‘아나운서의 연예인화’를 이끌었던 주인공이다.
2006년 인기 최고점에서 프리랜서를 선언한 그는 2008년 3월 하버드대 출신 펀드매니저 매트 김과 결혼한 이후 방송 활동을 중단하고 남편과 홍콩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워낙 많은 인기를 누렸기에 그의 홍콩 신혼 생활 또한 한국 팬들에게는 늘 관심의 대상이었다. 2011년에는 “유전도, 시험관 아기 시술도 아닌데 쌍둥이를 임신했다. 축복이 2배다”라며 임신 소식을 조심스럽게 전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두 달 후 유산이 됐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왔다. 강수정 역시 힘든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2012년 초 한 방송에 출연해 “안 좋은 일을 겪은 후 눈물이 너무 많아져서 방송을 하기 어렵다”고 고백하면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내비쳤다.
이후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서였는지 남편과 유럽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세계 각국의 음식과 관련 사진 등을 블로그에 자주 올리더니 아예 ‘푸드파이터’라는 닉네임으로 홍콩, 태국, 싱가포르, 이탈리아 등 각국의 도시 음식 정보를 제공하는 파워블로거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8월 25일 서울 강남 차병원에서 3.57kg의 건강한 남자아이를 출산했다. 팬들은 강수정의 득남 소식에 “가슴 뭉클하다” “힘든 일을 겪은 뒤에 얻은 아이라 더욱 축하한다”는 인사를 보냈다. “임신하고 내내 불안한 마음으로 지내다가 출산을 하고 나서야 비로소 마음이 놓였다”는 강수정은 지금도 분만실에서 아이를 처음 만난 순간이 생생하게 기억난다고 한다.
“하반신 마취를 했기 때문에 정신이 깨어 있었어요. 그래서 아이가 우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는데, 무척 좋았어요. 그리고 아주 잠시 아이 얼굴을 봤는데, ‘어머… 하얗고 통통하네!’라고 생각했죠. 아이를 낳기 전까지는 출산할 때 엉엉 울 것 같았는데, 정작 얼굴을 보니 웃음이 나오더라고요.”
출산은 제왕절개로 했다. 아이가 배속에서 거꾸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힘든 출산과 회복 과정을 겪느라 힘들고 지쳤을 법도 한데 “아이 덕분에 영광스러운 흔적이 생겼다”며 그마저도 행복해했다. 한국에 살다가도 해산이 임박하면 해외로 나가 원정 출산을 하는 이들도 있지만 강수정의 행보는 그 반대라는 점도 흥미롭다.
“우리나라에서 출산을 한 이유는 병원과 산후 조리 때문이었어요. 노산이라 병원에 의존을 많이 했고, 산후 조리도 확실히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요즘은 다들 출산이 늦어서 제가 그렇게 노산은 아니더라고요. 하하하.”
“남편이 ‘고생했고 고맙다’고 하더라고요”

강수정은 아이를 돌보는 게 쉽지 않지만 사랑을 듬뿍 줄 자신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친정에서 산후조리를 마친 뒤 11월 쯤 홍콩으로 돌아갈 계획이다.
강수정은 아이를 돌보는 게 쉽지 않지만 사랑을 듬뿍 줄 자신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친정에서 산후조리를 마친 뒤 11월 쯤 홍콩으로 돌아갈 계획이다.

가족들의 반응도 궁금했다. 마음고생을 함께해왔던 남편은 아내의 출산을 어떤 마음으로 지켜봤을까. 홍콩에서 일을 하고 있는 남편은 휴가를 내고 한국으로 들어와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조리원에 있는 기간 내내 아내의 곁을 지켜줬다고 한다.
“남편은 아이를 처음 만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아이에게 푹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어요. 아이를 낳고 수술실에서 나오자마자 ‘너무 고생했다. 저렇게 귀엽게 생긴 아이를 낳아줘서 고맙다’고 이야기해주더라고요.”
강수정은 조리원에서 몸을 회복한 이후, 친정집에서 잠시 더 머물 예정이다. 손자 보기를 고대하고 있던 그의 부모는 딸이 빨리 집으로 오기만을 기다리며 집 안 대청소까지 마친 상태란다. 아이를 반기는 건 시부모 역시 마찬가지라고 한다.
“수술실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제가 최고 관심의 대상이었는데, 나오고 나니까 이미 관심은 아이에게 쏠렸더라고요. 친정 부모님은 물론 시부모님도 모든 사랑과 관심을 아이에게 쏟고 계세요. 부모님들이 손자에게 너무 집착하는 게 아닌지 살짝 걱정이 되면서도, 이렇게 좋아들 하시는데 너무 늦게 효도한 것 같아서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해요.”
아직 아이의 이름은 정하지 못했다고 한다. 좋은 이름으로 지어주고 싶어서 여러 이름을 놓고 심사숙고하는 중이라고. 초보 엄마들에게 커다란 관문인 모유 수유 역시 쉽지는 않다. 하지만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중이며, 아이와 관련된 모든 일에 좌충우돌이지만 아이에게 마음만큼은 모자라지 않게 주고 싶다고.
“아이를 보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아서 매일 좌절하지만 그럼에도 사랑을 듬뿍 줄 자신이 있어요. 아이가 건강하고 착한 품성을 가지면 좋겠어요. 아이의 미래에 관해 많은 상상과 기대를 하다가도 아이 얼굴을 보면 그저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만 자랄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하죠.”
여전히 많은 팬들은 밝고 씩씩했던 강수정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고, 빨리 방송을 통해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그의 방송 복귀는 언제쯤 가능할까.
“당분간은 육아에만 집중하고 싶어요. 아이가 하루하루 커가는 모습을 놓치고 싶지 않거든요. 하지만 일 역시 제 삶의 한 부분이기 때문에 너무 오래 쉬지는 않으려고 해요.”
강수정은 오는 11월 홍콩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그때쯤이면 몸도 마음도 회복이 돼 온전히 혼자 힘으로 아이를 돌볼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양가 부모님 도움 없이 아이를 키우려면 힘들겠지만, 남편이 많이 도와주리라 믿어요.”
남편 그리고 소중한 선물 같은 아이와 함께 행복한 꿈을 꾸고 있는 강수정. 가정으로부터 얻은 그의 건강한 긍정 바이러스가 머지않아 방송을 통해 팬들에게 전해질 수 있길 기대해본다.

글·김민주 자유기고가|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강수정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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