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보이저 1호… 태양서 193억km 떨어진 우주 비행중”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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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무인 우주탐사선 발사 37주년 맞아

1977년9월5일 미국 케이프커내버럴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보이저 1호.보이저 1호는 토성의 고리를 촬영했고,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의 모습도 담았다.또목성의‘대적반’을촬영하는데도성공했다. 목성의 위성인 ‘이오’에서는 화산이 분출하는 모습을 포착했다(번호순으로).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공
1977년9월5일 미국 케이프커내버럴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보이저 1호.보이저 1호는 토성의 고리를 촬영했고,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의 모습도 담았다.또목성의‘대적반’을촬영하는데도성공했다. 목성의 위성인 ‘이오’에서는 화산이 분출하는 모습을 포착했다(번호순으로).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공
미국의 무인 우주탐사선 ‘보이저 1호’가 5일로 37번째 생일을 맞는다. 1977년 지구를 떠난 보이저 1호는 무게 721.9kg에 출력 420W급 엔진을 달고 37년째 우주 공간을 비행하고 있다. 현재 위치는 태양에서 약 193억 km 떨어진 지점. 인류가 우주로 쏘아 올린 탐사선 가운데 지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다.

보이저 1호는 그간 수많은 탐사 신기록을 세웠다. 1979년 목성에 약 35만 km까지 다가가 아름다운 목성의 모습을 촬영했다. 당시만 해도 미지의 행성이었던 목성의 대적반(거대 폭풍)과 대기가 보이저 1호에 처음 포착되면서 목성의 비밀이 하나씩 벗겨지기 시작했다. 이듬해에는 토성에서 12만 km 지점에 접근해 토성의 고리가 1000개 이상의 선으로 이뤄졌고 고리 사이에는 간극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목성과 토성의 위성도 발견했다. 목성의 위성인 ‘테베’ ‘메티스’ ‘아말테아’를 발견하고 토성의 위성으로는 ‘아틀라스’ ‘프로메테우스’ ‘판도라’ ‘에피메테우스’ 등 4개를 추가했다. 이 밖에도 천문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발견했던 지름 3000∼5000km의 거대 목성 위성 ‘이오’ ‘유로파’ ‘가니메데’ ‘칼리스토’의 모습을 포착하는 데도 성공했다. 특히 이들 위성 가운데 이오에서는 용암이 300km 가까이 흘러나오는 모습을 찍어 위성의 화산활동을 처음 확인했다.

보이저 1호가 행성 사이를 자유자재로 누비며 탐사할 수 있었던 건 ‘중력 보조’라는 항법 기술 덕분이다. 중력 보조는 탐사선의 추진력을 사용하지 않고 행성이 탐사선을 끌어당기는 중력을 이용해 행성에 가까이 다가갔다가 탈출할 때만 연료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중력 보조 항법을 적절히 사용하면 탐사선이 보유한 추진력보다 더 긴 거리를 여행할 수 있다.

보이저 1호는 지난해 9월 탐사선 최초로 태양계를 벗어났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보이저 1호가 보낸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하 입자의 양이 급격히 증가했다는 점에서 태양계를 벗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금도 보이저 1호는 시간당 6만 km씩 지구에서 멀어지고 있다.

보이저 1호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활용한 전력공급장비 덕분에 태양광을 에너지원으로 쓰는 다른 위성과 달리 태양빛이 미치지 않는 태양계 바깥에서도 움직일 수 있다. NASA는 보이저 1호가 연료로 사용하는 플루토늄이 바닥이 나는 2025년까지는 계속 여행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황정아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보이저 1호가 가설로만 존재하는 소행성의 고향 ‘오르트 구름(Oort Cloud)’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쌍둥이 탐사선 ‘보이저 2호’는 1호보다 16일 먼저 지구를 떠났지만 1호와는 다른 경로를 택했다. 목성과 토성까지는 비슷한 경로로 날아갔지만 그 뒤 보이저 1호는 태양계 밖으로 향했고, 2호는 천왕성과 해왕성을 차례로 관측하는 경로를 택했다. 현재 보이저 2호는 태양에서 158억 km 떨어진 지점을 지나고 있다.

신선미 동아사이언스 기자 vamie@donga.com
#보이저 1호#무인 우주탐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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