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성진]천연물 신약 개발에 창조경제 성패 달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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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 차의과학대 연구원 원장
김성진 차의과학대 연구원 원장
천연물 신약이 제약 시장에서 황금 알을 낳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다. 더불어 천연물 신약 개발도 활기를 띠고 있다.

천연물 신약은 단일 표적의 합성신약에 비하여 부작용이 적고, 다중 표적 치료가 가능하다. 또한 개발 비용과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신약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제약산업에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천연물 신약 시장은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연평균 625%의 눈부신 성장을 계속해왔다. 앞으로도 연간 8∼10%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동양의학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풍부한 우리나라는 세계 천연물 시장에서 경쟁력의 우위를 확보할 수 있어 천연물 신약 개발은 창조경제에 크게 공헌할 수 있는 분야다.

천연물은 오랫동안 질병 치료와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천연물 의약품 사용은 기록된 인류 역사보다 훨씬 이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라크 북부 자그로스 산맥의 샤니다르 동굴에서 6만 년 이전에 원시인이 약용식물을 사용했다는 증거가 발견되었고, 기원전 4000년 전의 수메르족이 남긴 점토판에서도 약용식물을 사용한 기록을 찾을 수 있다. 이처럼 천연물 의약품 역사는 인류 역사와 궤도를 같이해왔다.

정부는 세계적 흐름에 부응하기 위해 다수의 효능성분을 포함하고, 다중 표적에 효능을 보이는 탁월한 천연물을 발견하며, 그 작용기전(다중 성분-다중 표적·multi-component, multi-target: MCMT)을 최첨단 생명과학기술을 활용하여 밝혀내는 융복합 원천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유전자 동의보감 사업단’을 최근에 출범시켰다. 2022년까지 총 1500억 원 이상이 투자되는 이 사업을 통하여 맞춤형 바이오 의료 시대의 새로운 미래창조형 성장엔진 원천기술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업단이 추진하는 과제 가운데 맞춤형 천연물 소재를 개발하는 데 국내 최고의 연구진 1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연구진은 현대인에게 흔한 질병인 대사성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할 목적으로 독성이 없고 효능이 탁월한 천연물 개발의 ‘바이오마커 표적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진정한 창조 경제가 실현될 것이다. 대한민국이 세계 천연물 신약 시장을 주도할 수도 있다. 모두의 관심과 응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성진 차의과학대 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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