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禁 애니메이션, VOD 통해 온라인 시장 공략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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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광하는 현대사’ 10일 출시

애니메이션 ‘발광하는 현대사’(①)는 국내 성인용 애니메이션의 계보를 잇는 작품이다. 성인용 애니의 시작으로 꼽히는 ‘블루시걸’(1994년·②)이 혹평을 받은 뒤 ‘아치와 씨팍’(2006년·③) 등으로 명맥을 이어왔다. 최근에는 ‘돼지의 왕’(2011년·④)처럼 작품성을 강화한 작품이 등장하고 있다. 콘텐츠판다 제공·동아일보DB
애니메이션 ‘발광하는 현대사’(①)는 국내 성인용 애니메이션의 계보를 잇는 작품이다. 성인용 애니의 시작으로 꼽히는 ‘블루시걸’(1994년·②)이 혹평을 받은 뒤 ‘아치와 씨팍’(2006년·③) 등으로 명맥을 이어왔다. 최근에는 ‘돼지의 왕’(2011년·④)처럼 작품성을 강화한 작품이 등장하고 있다. 콘텐츠판다 제공·동아일보DB
10일 개봉하는 ‘발광하는 현대사’(발광사)는 ‘주문형비디오(VOD) 전용 성인 애니메이션’이다. 강도하 작가의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별별이야기2’(2007년)의 홍덕표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시간강사 ‘현대’와 교통 리포터 ‘민주’를 주축으로 다양한 관계를 통해 수위 높은 정사신을 보여준다.

‘발광사’는 극장이나 TV를 거치지 않고 인터넷TV(IPTV) 인터넷 모바일 VOD 같은 온라인 시장으로 유통된다. 성인용 애니 불모지인 국내 시장에서 새로운 유통방식을 택한 발광사의 도전은 주목할 만하다. 성인용 애니 ‘돼지의 왕’(2011년) ‘사이비’(2013년)의 감독이자 발광사의 제작자인 연상호 프로듀서는 “성인용 애니의 특성상 극장보다는 디지털 플랫폼이 더 적합하다고 봤다”면서 “청소년 위주의 만화가 웹툰의 등장으로 성인까지 즐길 수 있는 시장으로 확대 재편된 것처럼 성인용 애니 시장도 플랫폼의 변화를 통해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국내 성인용 애니의 시작은 1994년에 나온 ‘블루시걸’. 당시 제작비 15억 원에 목소리 연기자로 김혜수 최민수 엄정화가 캐스팅돼 언론의 관심을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잘못 끼운 첫 단추’가 됐다.(극 중반이 채 안 돼 별다른 설명 없이 목소리 연기자는 성우로 바뀐다.) 업계 관계자는 “엉성한 스토리와 컴퓨터그래픽(CG)에 대한 비판이 줄을 이었다”며 “성인용 애니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후 성인용 애니는 1990년대 말 비디오용으로 제작된 ‘누들누드’ 시리즈가 인기를 얻으며 반짝 특수를 누렸지만 비디오 시장의 쇠퇴와 함께 쇠락했다. 2000년대에 등장한 ‘18세 이상 관람가’ 극장용 애니는 ‘해피데이’(2002년) ‘아치와 씨팍’(2006년) 등 손에 꼽을 정도. 이혜경 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 사무국장은 “캐릭터 상품화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아동용 시장을 제외하면 한국에서 애니는 투자를 받는 것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성인용 시장은 특히 더 어렵다”고 전했다.

최근 3, 4년 사이 성인용 애니는 이야기와 만듦새의 질은 높이되 제작비는 절감하고 유통방식을 바꾸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학원 폭력을 소재로 해 평단의 호평을 받은 ‘돼지의 왕’은 제작비가 1억5000만 원이다. 1시간짜리 3편으로 구성된 ‘발광사’의 제작비는 3억 원으로 알려졌다. CG 기술의 발전은 제작비 절감 효과도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성인용 애니 시장의 활성화가 국내 애니메이션의 발전과 관련이 깊다고 말한다. 한창완 세종대 애니메이션학과 교수는 “‘공각기동대’의 오시이 마모루 같은 유명 감독도 일본의 성인용 애니 출신”이라며 “유통 플랫폼이 많으면 창작자 양성에 유리하고 성인용 애니는 자유로운 표현도 가능해 전체적인 애니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성인용 애니가 대중화하려면 소재를 다양화하고 기존 애니와의 차별화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VOD#성인 애니메이#발광하는 현대사#블루시걸#돼지의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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