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선희 기자의 숨은서울찾기]명동2길 中대사관앞 ‘관첸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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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고층건물 속 작은 중국마을

서울 중구 명동2길 중국대사관 앞길에는 중국 관련 상점들이 늘어서 있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서울 중구 명동2길 중국대사관 앞길에는 중국 관련 상점들이 늘어서 있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장선희 기자
장선희 기자
‘관첸제(官前街·대사관 앞길이라는 뜻)’. 서울 중구 명동2길에 자리 잡은 주한 중국대사관 앞거리의 또 다른 이름이다. 명동 롯데백화점 건너편에 펼쳐진 약 200m의 좁은 골목길. 가판에서는 중국의 술과 잡지책을 팔고 낡은 저층 건물에는 한자 간판을 내건 중국요리점이 줄지어 있다. 우뚝 솟은 명동 건물 사이에 숨어있는 이 거리를 걷다 보면 중국의 작은 마을에 와 있는 것 같다.

골목에 들어서면 중국의 성문(城門)을 축소해 놓은 듯 높고 화려하게 치장한 중국대사관이 먼저 사람들을 맞는다. 중국대사관 자리는 원래 대만대사관이 있던 곳. ‘관첸제’라는 이름도 그때 붙었다. 1992년 대만과 수교 단절 후 중국대사관이 들어왔는데 2002년엔 재건축을 위해 효자동으로 옮겼다가 지난해 말 다시 이쪽으로 이주해왔다. 대사관 넓이가 1만7199m²로 주한 외교공관 중 가장 크다.

중국대사관 바로 옆에는 100년 역사의 한성화교소학교가 있다. 1960, 70년대에는 학생 수가 2300명에 달해 세계 3위 규모의 화교 학교였다. 소학교 앞 환전상을 지나면 중국 물건을 파는 문구점들이 나온다. 진열대 위 중국 문제집과 책, 전통의상 치파오, 아기자기한 중국풍 소품이 시선을 끈다. 가게에 들어가 보니 중국에서 들여온 군것질거리와 꼬마들을 위한 다양한 장난감이 가득하다.

이 거리는 중국요리 맛집이 많은 곳으로도 유명하다. 대사관 앞 5층짜리 중정도서관 건물에 있는 ‘개화’ ‘일품향’ 등 중국요리점은 길게는 3대째 이곳을 지키고 있다. 중국 전통과자인 월병을 파는 도향촌과 1977년부터 36년째 중국 일본에서 건너온 외국어 책을 파는 ‘제일서림’도 가볼 만하다. 지하철 4호선 명동역 7번 출구로 나와 직진해 CU편의점 골목에서 우회전한 후 사거리를 지나 200m 정도 걸어가면 된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명동#중국 대사관#관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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