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北, 천안함 희생자 조의 표명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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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전엔 “北을 사건 책임자로 단정해선 안된다”더니…
통진당 “입장 바뀐 것은 아니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사진)는 23일 “남북관계 회복에 난제였던 금강산 사건(관광객 피격 사망), 연평도 사건, 천안함 사건에서 희생된 모든 이에 대해 북한이 조의를 표명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금강산 관광객에 대한 안전보장 확약도 이뤄지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발언은 “한국전쟁과 그를 전후한 남북 간 충돌에서 희생된 모든 이를 함께 추모하고 그 가족을 위로하자”라고 말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통진당은 그동안 북한의 소행에 의한 ‘천안함 폭침(爆沈)’이라는 정부의 조사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천안함 사건’이라고 불러왔다. 이 대표는 이날도 여전히 ‘천안함 사건’으로 표현했다. 하지만 천안함 폭침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정부 조사결과를 인정하지 않아온 통진당이 북한 당국에 대해 희생자 조의를 촉구한 것은 이례적이다.

통진당 홍성규 대변인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천안함 사건’에 대한 통진당의 입장이 바뀐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학계에서 제기된 (천안함 관련) 의혹은 해소되지 않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독일 방문 등으로 통일 분위기가 고조되고 남북 긴장국면을 바꾸려는 의도는 분명한 것 같아서 고심어린 제안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대변인은 이어 “어쨌든 젊은 장병이 희생된 안타까운 일을 북한도 함께 아픔을 나눈다는 뜻에서 조의 표명은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2010년 5월 ‘천안함이 북한 어뢰를 맞고 폭침당했다’는 국제조사단의 조사 결과와 관련해 “빨리 북한의 직접 반론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해 6월 국회가 천안함 폭침 사건과 관련해 대북규탄결의안을 처리할 때 “북한을 (사건) 책임자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이정희#북한#천안함#통합진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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