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에 1조원 규모 ‘의료 IT’ 수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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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소-공공병원 3000여곳에 한국 병원정보시스템 설치 합의
사우디 의사 年100명 한국 연수… 쿠웨이트-예멘과도 막바지 협상

사우디아라비아에 한국의 병원정보시스템(HIS)을 그대로 옮기는 1조 원 규모의 프로젝트가 성사 단계에 들어섰다. 현지 보건소 3000곳과 공공병원 80곳이 대상으로, 병원 의료기기 의약품 수출에 이어 한국의 의료 정보기술(IT)을 수출하는 첫 사례가 되는 셈이다.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과 압둘라 알라비아 사우디 보건부 장관은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보건의료협력 합의 의사록에 22일 서명했다. 법적 구속력을 갖는 시행협약(executive agreement)은 2개월 이내에 체결하기로 했다. 양국은 앞서 4월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사우디 현지에 국내 의료환경을 그대로 옮기는 이른바 ‘쌍둥이 프로젝트’ 협상도 가시적 성과를 냈다. 삼성서울병원은 사우디 킹파흐드왕립병원(KFMC)과 1단계 사업으로 내년부터 2년 동안 ‘뇌조직은행’을 구축한다. 뇌조직은행은 수술 및 검사 과정에서 나온 환자의 뇌조직을 보관하는 시설로 뇌종양, 치매 연구에 꼭 필요하다. 쌍둥이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중동 국가와의 보건의료협력 협상도 탄력을 받게 됐다. 정부는 쿠웨이트 및 예멘과의 쌍둥이 프로젝트 MOU를 연내에 체결하기 위해 막바지 협상을 하는 중이다. 사우디와의 이번 합의는 개인 또는 병원 차원의 해외 진출과 달리 정부 지원을 통한 G2G(정부 대 정부·Government to Government) 형태라는 데 의미가 크다. 시행협약이 체결되기 전까지는 세부 내용을 더 논의해야 하지만 1970년대 중동 건설 붐부터 쌓아온 양국의 신뢰가 두터워 번복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사우디 의사에게 의료기술을 전수하는 연수 프로그램은 내년 3월부터 시작된다. 양국 보건당국은 이와 관련된 본계약을 확정했다. 사우디 의사들은 1인당 월 3000달러의 교육료를 내고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5곳에 파견된다. 국내 의료기관은 연평균 100명을 목표로 잡고 있다. 진 장관은 “세계적으로 일반화된 의료 연수는 공적개발원조(ODA) 성격이 강했지만 한국과 사우디의 연수 프로그램은 다르다. 엄밀히 말해서 의료기술의 수출로 봐야 하는 프로젝트”라고 평가했다.

리야드=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의료IT#사우디아라비아#쌍둥이 프로젝트#의료 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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