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모히칸 헤어 변신 알렉스 “심각한 마초이즘에 빠졌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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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7일 11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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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는 최근 드라마를 끝내고 정규 2집 앨범 ‘Just Like Me’를 들고 오랜만에 팬들을 찾았다. 플럭서스뮤직 제공
알렉스는 최근 드라마를 끝내고 정규 2집 앨범 ‘Just Like Me’를 들고 오랜만에 팬들을 찾았다. 플럭서스뮤직 제공

"안녕하세요!" 씩씩하게 걸어온다.

햇살 같은 미소를 짓고 여자친구를 위해 언제라도 요리를 해줄 것 같은 알렉스(본명 추헌곤·32)는 없었다. 파격적인 모히칸 헤어스타일로 강한 인상을 풍긴 그를 보며 '마초'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최근 정규 2집 앨범 'Just Like Me'을 내고 다시 가수로 돌아간 알렉스를 만났다.

2004년 클래지 콰이 1집 앨범 'Instant Pig'로 데뷔한 그는 한동안 드라마 MBC '내 이름은 김삼순'의 주제가 'She is'를 부른 가수로 유명해졌다.

이후 MBC 오락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해 여자를 공주처럼 받드는 로맨티시스트 면모를 보여 인기를 얻었고, 여세를 몰아 MBC '파스타'와 KBS1 일일연속극 '웃어라 동해야'에 출연했다.

'웃어라 동해야'를 하며 앨범 준비를 병행해서 그럴까. 살이 부쩍 빠진 모습이었다. 노랗게 염색까지 한 모히칸 스타일이 더 도드라져 보였다.

하지만 알렉스는 "지금은 몸이 부었다"라며 "나이가 드니 이렇게 붓는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우스갯소리로 말했지만, 그는 KBS 드라마 '웃어야 동해야'에서 마냥 성격 좋은 고시생 역할을 하느라 무신경했던 자기 관리를 했다고 말한다.

"드라마 때는 밤에 라면 먹고 자고 그랬는데 앨범내고 활동 할 때가 되니까 '안 되겠다'싶어 얼른 운동을 시작했다"면서 2주 동안 2~3㎏을 빼고 근육 운동도 좀 했다고. 즐겨 마시던 술도 끊었다가 지금은 반주 정도만 한다며 소탈하게 웃는다.

모히칸 스타일에 대해선 "여자친구도 머리에 무슨 짓을 한 거냐고 했다"며 "그런데 또 적응된다. 이제는 뒷머리가 많이 길러서 산다라박 머리를 해볼까 생각중이다"라며 웃는다. 꽤 장난기가 많은 사람이었다.

지난달 2일 나온 2집은 2008년 첫번째 솔로 앨범 'My Vintage Romance' 이후, 3년 만에 나온 정규앨범이다. 현빈, 탕웨이가 주연해 화제를 모은 영화 '만추'의 OST '되돌릴 수 있다면'을 포함해 총 14트랙이 담겨 있다.

감회를 묻자 "늘 새롭다. 2008년에 1집 나오고 꽤 오래 되긴 했지만 클래지콰이 4.5집도 냈었고, 공연도 오래 해서 시간이 길었던 건 잘 모르겠다"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했다.

'싱어송라이터'로 유명한 그이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작사·작곡을 하지 않았다. 대신 김동률을 비롯해 클래지콰이의 리더 김성훈(DJ Clazzi), 러브홀릭스의 강현민과 이재학, 심현보, 를(Lel), 노리플라이의 권순관, Ra.D(라디), 데이브레이크의 이원석까지 다양한 정상급 작곡가들¤ 참여했다.

그는 "1집은 혼자서 거의 다 했는데 2집 때는 장르적으론 비슷해도 알렉스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그래서 작곡가들한테도 내가 부른다는 생각 말고 써달라고 부탁만 했다"고 한다.

"그래서 에피소드라고 하면 녹음을 많이 했다. 녹음도 반복해서 계속 했다. '나'같은 게 좋겠다 싶어서…"

김동률에 대해선 살짝 고마움을 내비쳤다.

"워낙 형이랑 친해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 형이 중간에 일본가기로 돼 있었는데 곡 작업 때문에 미루고 마스터링 할 때까지 있어줬다."

그와 인터뷰를 하면서 '우리 결혼했어요' 얘기를 빼놓을 수 없었다. 그는 '우결'출연 당시, 상대역인 신애의 발 마사지를 해주면서 최고의 로맨티시스트로 시선을 모았었다.

최근에는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하는 이장우가 도움을 요청해 알렉스의 로맨틱함이 한 번 더 알려졌다.

그는 "장우한테 발 한 번 잘못 닦아주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의외였다.

그는 "제 여자친구한테는 그렇게 해준다. 그런데 사람들이 어느 누구에게나 그럴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제 얼굴이 발로 보이나 보더라"며 '발 마사지=알렉스' 라는 연관어에 고생 좀 한 듯 귀엽게 투덜거린다.

그의 여자친구는 슈퍼모델 출신 배우 조희(23)다. 두 사람은 '파스타'를 함께 촬영한 인연으로 만났다. 드라마가 끝나고, 알렉스는 드라마 종영 파티에서 "너 그냥 내 여자 할래?"라며 단도직입적으로 고백했고 두 사람의 연애가 시작됐다.

여자친구 슈퍼모델 출신 배우 조희를 위해 했던 로맨틱한 일을 묻자, 그는 "같이 집에서 피아노 치고 노래 부르고 한다"면서도 "막 분위기 잡고 그러진 않는다. 어색한 건 질색! 받는 사람도 싫을 것 같고…"라고 얼버무렸다.

방송을 통해서 혹은 연기를 통해서 느낀 알렉스와는 달랐다.

"어릴 때는 쓸데없는 마초니즘에 빠졌다. 외국 생활을 하다보니 친구들이 발육이 빠르다. 그러다 보니 놀림 받기 싫어서 운동도 많이 하고 좀 그랬다. 그런데 성인이 되면서 그게 좋은 건 아니구나 했다. 제가 좀 다중이 같은 면이 있다. 마초 같은 면도 있고 디테일한 면도 있고…. 미투데이 이름이 '알달봉'인 것도 멋 부리기보다는 알순이, 알군 뭐 이런 식으로 달았다. 내가 좋아하는 별명이다."

정말 그랬다. 문뜩 그가 '순정마초'라는 음악의 제목이 딱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는 로맨틱하거나 순정남 역할만 해왔는데, 앞으로 연기를 한다면 악역을 하고 싶다. 아니면 망가지거나 똘끼 가득한 코미디. 약간 '다찌마와 리'나 '이태원 프리덤'을 외치는 UV 처럼 잘 만들어진 B급?(웃음)"

지향점을 물었더니, 할리우드 영화 '다크나이트'의 조커를 든다. 고(故) 히스레저가 연기한 천재적인 악당이다.

"악역은 '다크 나이트'의 조커처럼 정말 순수한 악의 결정체 같은 역할을 하고 싶다. 조커는 부와 명예를 원한다거나 복수를 하고 싶다거나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사람들이 괴로운 게 즐거운 것 같다. 그런 이념자체가 확실한 악을 해보고 싶다."

살이 많이 빠져서 인상이 세 보이니 가능할 것도 같다고 했더니 "그런 역이 들어나 올까…"라며 웃는다.

앨범도 발표했으니 콘서트도 슬슬 고민 중이다. 그는 반짝거리는 눈으로 계획을 털어놓았다.

"콘서트에 관해선 아직 결정된 건 없다. (웃음) 솔직히 말하자면, 밴드세팅 단계다. 언젠가 잡히겠지만 정확하지 않고 일회성이 아닌 투어로 가지 않을까? 조만간 어떤 일이든 들어오면 호기심이 자극하면 하게 될 것 같다."

욕심이 참 많다. 아직도 호기심이 넘치고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게 참 많은 사람이다.

전날 잠을 못 자서 피곤하다던 알렉스는 인터뷰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재미있고 유쾌한 이야기를 쏟아냈다. 그의 욕심과 인생관을 이 짧은 인터뷰에 다 담아내지 못함이 안타까울 정도다.

남자다움과 로맨틱함을 함께 겸비한 이 남자가 또 저 깊숙이 숨겨놓은 다른 매력을 발산하는 그 날을 기대해 본다.

동아닷컴 이슬비 기자 misty8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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