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내달 재판, 외환銀 M&A 분수령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23일 03시 00분


하나금융 “론스타 대주주자격 상실해도 인수 유효”
외환은행 “영업력 최근 하락” 조직 추스르기 나서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외환은행의 대주주 자격이 있는지와 관련한 ‘론스타 재판’이 다음 달 열려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로선 법원이 유죄를 선고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이며 이는 외환은행 인수합병(M&A)을 둘러싼 법적 불확실성을 다소나마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판사 조경란)는 다음 달 16일 유회원 전 론스타어드바이저코리아 대표와 외환은행, 론스타의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한 파기환송심 공판을 처음으로 연다. 이에 앞서 대법원은 3월 10일 유 전 대표 등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금융위원회는 법원의 최종 판결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이달 12일 론스타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 문제에 대한 판단을 보류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이번 파기환송심이 결심공판이 돼 론스타에 대한 유죄 또는 무죄 선고가 내려질 가능성도 있다.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기 때문에 유죄가 선고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렇게 된다면 론스타가 대주주 자격을 잃어 외환은행 주식을 강제 매각해야 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

하나금융은 유죄로 결정되더라도 론스타와 맺은 외환은행 인수계약에는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최근 긴급 이사간담회 직후 기자들을 만나 “다른 (강제매각 관련) 전례를 보면 금융감독 당국이 기한을 정해서 매각 명령을 내릴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매각 방법을 정해 명령을 내릴 수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에 외환은행 지분을 넘기는 계약을 이행하는 것도 매각 명령의 범주에 들어간다는 해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론스타 측의 불복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최종 결론이 나오는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며 “법원이 신속한 판단을 내려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법원의 판결 이후 금융당국의 방침이 바뀔 가능성도 있는 만큼 24일 만료되는 인수계약을 깨지 않고 론스타와 협상을 계속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인수계약에 반발해 장외 투쟁을 벌여온 외환은행은 영업력 회복을 위해 본격적인 조직 추스르기에 나섰다. 외환은행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986억 원으로 지난해 4분기의 2951억 원보다 32.7%나 감소해 M&A 반대 투쟁으로 영업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에 따라 래리 클레인 외환은행장은 이번 주에 임원, 본부장, 주요 부서장 등이 참여하는 ‘시니어 매니지먼트 미팅(SSM)’을 열어 그간 흐트러진 조직 역량을 끌어올릴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19일에는 행장 주재로 긴급 임원 회의를 열었으며 20일에는 각 사업본부장이 관련 부서장과 영업점장을 소집해 릴레이 대책 회의를 진행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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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4

추천 많은 댓글

  • 2011-05-23 13:41:29

    금융위의 조속한 결론으로 대한민국 금융시장에 합리적이면서 공정한 경제질서가 자리잡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 2011-05-23 08:42:48

    하나금융은 결국 범죄자 론스타의 장물을 그대로 인수하는데 문제없고 또 그렇게 해달라는 것이네요~~~ 스스로 알아서 포기해야 하는데 범죄자 론스타가 원하는 대로 해주겠다는 것과 다를바 없습니다. 금융위는 하나금융의 계약을 무효화하고 론스타의 의결권 제한 및 징벌적 강제매각 명령을 통하여 범죄자의 이익 실현을 제한하여야 합니다

  • 2011-05-23 15:52:02

    외환은행을 불법인수하고 주가까지 조작한 론스타는 범죄집단이다..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므로 범법자에게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즉시 론스타의 대주주자격을 박탈하고 의결권을 제한하여 배당및 매각을 통한 먹튀를 방지하여야 한다.. 관련자들을 모두 처벌하여 대한민국의 사법정의를 보여주어야 한다.. 더불어 현시점에서 외환은행 인수를 시도하는 하나금융은 론스타의 먹튀 도우미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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