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산다, 응급 상식]<2>당뇨병 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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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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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상처 잘 아물지 않으면 ‘쇼크 주의보’

■ 환자가 의식 잃어간다면 대답할 정도면 사탕-초콜릿 먹이고, 의식 없을땐 눕힌뒤 기도확보부터

■ 환자가 장거리 운전할 땐 체내 흡수 빠른 음료수 준비, 주스-요구르트-설탕물 효과

지난해 10월 경부고속도로에서 40대 당뇨병 환자가 8중 추돌사고를 일으켰다. 경찰조사 결과 이 사람은 운전 중 갑자기 저혈당 상태에 빠져 거의 무의식 상태에서 운전을 했다. 목격자들은 이 사람이 술에 취한 것처럼 지그재그로 차를 몰았다고 한다. 다행히 사망자는 없었지만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30년 전만 해도 국내 당뇨병 환자는 총인구의 1% 미만이었다. 그러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당뇨병 환자는 총인구의 8%로 크게 늘었다. 특히 저혈당과 고혈당 증세는 갑자기 찾아와 목숨을 위협하기도 한다. 식사를 거르고 혈당을 떨어뜨리는 약을 복용하면 저혈당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설사나 배탈이 났을 때에도 마찬가지다. 이 경우 심하면 쇼크로 이어지기도 한다.

스스로 저혈당이 됐다고 느낀다면 의식이 사라지기 전에 빨리 대처해야 한다. 이때는 체내에 흡수되는 시간이 긴 사탕이나 초콜릿보다는 주스, 요구르트, 설탕물처럼 빨리 혈당을 높여줄 수 있는 음료를 먹어야 한다. 장거리 운전을 할 때는 이런 식품을 반드시 챙겨야 한다.

당뇨병 환자가 의식을 잃어간다면 옆 사람이 환자의 의식상태를 따져서 대처해야 한다. 환자의 이름을 크게 불렀을 때 “응” “어”라고 대답할 수 있는 정도라면 재빨리 사탕이나 초콜릿을 먹이면 된다. 그러나 꼬집어서 별 반응이 없다든지, 옆에서 말을 걸어도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면 억지로 입에 음식을 넣어서는 안 된다. 특히 알사탕이나 딱딱한 초콜릿은 금물이다. 잘못 넘어가서 기도가 막힐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저혈당 못지않게 무서운 것이 고혈당이다. 고혈당으로 쓰러지면 환자 입에서 과일향이 많이 난다. 감염이나 스트레스가 가장 큰 원인인데 이때는 일단 빨리 구급차를 불러야 한다. 환자가 넥타이를 매고 있거나 셔츠 단추가 꽉 잠겨 있다면 숨을 쉴 수 있도록 다 풀어야 한다. 이때 몸은 바로 눕히되 고개를 옆으로 살짝 돌려준다. 토사물 때문에 숨이 막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응급 상황을 피하려면 평소 손발 상태를 잘 체크해야 한다. 당뇨병이 악화되면 손발에 상처가 나도 모세혈관이 손상되거나 탄력이 떨어져 쉽게 아물지 않는다. 이 단계일 때 일반적으로 저혈당이나 고혈당으로 인한 쇼크가 일어날 확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손발의 상처가 잘 낫지 않는다면 가정용 측정기를 이용해 아침저녁으로 혈당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도움말: 송형곤 삼성서울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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