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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기자의 눈/윤상호]북한 해안포 도발이 재확인시킨 ‘요충지 서해5도’

입력 2010-02-01 03:00업데이트 2012-05-10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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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겨냥한 북한의 해안포 도발은 백령도를 비롯한 서해 5도의 군사적 가치를 재확인시켜 준 계기가 됐다.

군 고위 관계자는 31일 “우리 군은 북한의 도발 이후 서해지역의 위기상황 대응책을 면밀히 재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군이 백령도와 연평도에 대포병탐지레이더(AN/TPQ)와 K-9 자주포의 증강 배치를 결정해 북한으로선 ‘혹만 하나 더 붙인 격’이 됐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럼에도 북한은 앞으로도 서해 5도와 NLL 일대에서 끊임없이 도발을 감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은 해안포와 장사정포, 지대함미사일로 NLL 일대를 집중 포격하면서 서해 5도에 공기부양정으로 특수전 병력을 보내 기습상륙을 감행할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북한의 서해 기습에 맞서 한국군의 반격이 지체될 경우 한국의 안보는 허를 찔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북한 서해안과 서해 5도 사이의 거리는 10∼20여 km에 불과하다.

만약 북한이 서해 도서를 점령한 뒤 핵무기로 공격 위협을 할 경우 한국군의 반격 작전은 아예 봉쇄될 수도 있다. 이 시나리오는 최근 국가정보원 유관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조성현 선임연구위원이 공개한 것이다. 군 정보 당국자들도 “앞으로 북한이 국지도발을 한다면 서해 5도와 NLL 일대가 0순위”라고 입을 모은다.

2007년 당시 송영무 해군참모총장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에) 연평도는 목구멍의 비수, 백령도는 옆구리의 비수”라며 서해 5도의 군사적 가치를 강조했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는 국방개혁을 추진하면서 백령도와 연평도에 배치된 해병대 병력 4000명을 2020년까지 800명으로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NLL은 ‘영토선’이 아니라는 국가 최고지도자와 정부 당국자들의 발상이 낳은 위험한 병력 감축 계획이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사수의 핵심 요충지인 서해 5도를 완전히 무장해제하고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거센 비판의 목소리가 비등했지만 모두 무시됐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뒤에야 군 당국은 국방개혁 수정안을 발표하면서 해병대 감축 계획을 철회하고 해병대의 상륙작전 능력을 강화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지난해 11월 대청해전부터 최근의 해안포 도발까지 북한의 서해 도발 양상과 수법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음이 거듭 확인됐다. 이번 사태가 과거 정부에서 폄훼돼온 서해 5도와 NLL의 안보적 가치를 원상회복하는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

윤상호 정치부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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