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국수전…흑, 칼을 뽑다

  • 입력 2009년 8월 7일 02시 59분


박정환 4단은 중반 이후 좌변에서 흘러나온 흑 대마에 집중 포화를 퍼부었다. 좌변 백 진영을 유린당한 뒤 그 대가를 구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최원용 6단은 유연한 행마로 백의 공격을 무력화하며 대마를 깔끔하게 살렸다. 백이 공격으로 얻은 이득은 하나도 없고 오히려 좌상 백 대마가 은근히 압박을 받는 상황이다. 박 4단도 좌상 백 대마가 온전치 못하다는 걸 잘 알고 있다. 흑 33, 35로 백 대마는 확실한 두 집이 없다. 백 대마는 한 수 보강하면 살릴 수 있다. 하지만 흑이 선수를 잡아 큰 끝내기를 선점하면 어차피 실리가 부족하다.

박 4단은 백 대마를 외면하고 백 40에 둔다. 맛좋고 실리로 큰 끝내기. 흑도 이곳을 받아줄 기분은 나지 않는다. 최 6단은 흑 47로 칼을 뽑았다. 백에게 대마를 지키지 않은 죄를 물은 것. 흑의 처음이자 마지막 공격이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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