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투데이]금리-원자재값 상승이 증시에 주는 신호

  • 입력 2009년 6월 26일 02시 51분


증시가 제법 긴 조정을 받고 있다. 1차 ‘깔딱 고개’다. 그래서 다들 조바심이 슬슬 나는 모양이다. 혹자는 이 정도 경기회복은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었으니 강력한 경기회복 신호가 다시 나타날 때까지 상당 기간 조정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사실 경기회복이라고 말하지만 1분기는 0.1% 성장을 겨우 했고 2분기는 1% 내외의 성장을 얘기하고 있어 투자가들이 기대하는 화끈한 회복세는 전혀 아니다. 하반기 성장 전망도 다소 유동적이다. 선진국들이 최악의 상황을 면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기진맥진해 있는 모습이고 중국의 경우도 인위적인 경기부양책의 효과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그러나 이런 모든 논쟁을 뒤로하고 투자가들이 너무 조급하게 군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곧장 주가가 2,000 선을 회복해 본전을 찾길 바라는 마음에 단기간의 시장 움직임에 과도한 해석을 갖다 붙인다. 증시 조정만 해도 그렇다. 아무리 경기가 좋더라도 단기간에 주가가 40% 가까이 올랐으면 시장은 쉬기 마련이다. 그리고 때에 따라서는 흔히 말하는 되돌림 현상으로 상승폭의 20∼30%를 반납하는 경우가 있다. 지금처럼 시장이 숨을 고를 때는 약간의 돌발 변수만 터져도 시장이 다시 쉽게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경기회복의 강도 논쟁도 상당히 주관적이다. 절대적인 숫자만 본다면 0.1%나 1% 성장은 과거 4∼5% 성장에 비해 간에 기별도 가지 않는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5.1% 성장과 견주어 보면 엄청난 회복력이다. 세계은행이 예상하고 있는 올해 ―2.9%의 글로벌 경제 성장 전망치를 염두에 둔다면 하반기에 2∼3% 플러스 성장을 한다 해도 강력한 복원력을 보이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주가가 이를 선반영한 것인지는 시간이 말해 주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설왕설래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차라리 현재 시점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몇 가지 지표의 변화다. 우선 금리다. 국고채 3년 금리는 지난해 12월 3.41%를 바닥으로 최근 4.3%대에 접근하고 있다. 금리가 상승세를 지속한다면 이는 자금 수요가 예상보다 많다는 얘기다. 또 자금 수요가 많다는 것은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강할 수 있다는 신호다. 다음은 원자재 가격이다. 원유는 2월 이후 70%나 올랐고 구리나 아연 등 주요 원자재 가격도 30∼40% 상승했다. 달러 약세를 감안하더라도 2005∼2006년 호경기 시절의 가격대를 회복했다. 이 또한 경기회복의 징조이기 때문에 증시는 언제라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절대적인 기준이 없을수록 상식적이고 간단한 지표가 때로는 더 효율적이다. 확신을 주는 데이터는 시장이 끝난 다음에 나온다.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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