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형태근]IT 수질관리로 ‘스마트 리버’ 조성을

  • 입력 2009년 6월 25일 02시 55분


마을 앞 강물을 두 손 오므려 떠서 마시던 어린 시절 기억이 새롭다. 전국의 강과 하천이 갈수기에 곳곳에서 썩는 냄새가 난 지 오래이다. 댐은 쌓은 지도 20년이 넘는다. 기상이변과 가뭄이 길어질 때는 물 부족이 심해진다.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은 물 부족 해소, 수질 개선, 홍수피해 예방 등 시급한 물 문제를 해결하고, 강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등 다목적을 가지는 국토 재탄생의 대역사이다. 일각에서는 수중보 설치가 수질악화와 생태계 혼란을 유발한다고 여론을 호도한다.

수중보를 설치한다고 해서 반드시 수질이 나빠지지는 않는다. 오염원을 관리하고 유량 변화를 과학적으로 조절함으로써 오히려 수질을 개선하고, 특히 가동댐을 계획하여 홍수나 가뭄에 대응할 수 있다. 아울러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종합하천관리시스템을 구축하여 실시간으로 수위와 유량을 측정 관리함으로써 4대강 스스로 생태관리를 할 수 있는 스마트 리버(Smart River)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수질 개선, 홍수 등 재난 방지, 생태계 보전을 위해 청계천, 울산 태화강 및 경인운하 사업에 IT를 적용하여 성공한 사례가 있다. 청계천 사업에는 무선통신망 인프라, 3차원 지리정보시스템 및 통합 서비스 운영 기반을 구축하여 수질과 수위, 수중 생태를 모니터링함으로써 IT가 수질 보호, 재난 대비 및 생태계 보호에 매우 유용함을 보여준다.

4대강에 구축하는 보와 댐 및 하수처리시설 등 사회간접자본(SOC)에 첨단 방송통신 기반의 IT 기술을 융합한 지능형 SOC를 계획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수량 및 수질의 실시간 모니터링과 진단, 홍수 가뭄 수질오염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재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또 인간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4대강 곳곳에 생태계 정보를 수집하는 센서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생태계의 보전과 관리를 한층 과학적으로 하게 된다.

강은 도시의 젖줄이다. 한강의 서울·경기, 낙동강의 대구·부산, 금강의 대전·공주, 영산강의 광주·나주 등의 도시는 농경시대를 거쳐 산업시대에 오기까지 큰 강 주변으로 형성됐다. 스마트 리버는 식수원으로서만이 아니라 새로 조성되는 유비쿼터스 자전거 길과 함께 전국을 이어주는 네트워크 중개자로서 u-마을, 그린 도시를 형성하고 연결하며 전 국토의 녹색화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촉진할 매우 강력한 기반이 될 것이다.

IT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녹색성장과 환경보전을 이룩할 저탄소 녹색성장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는 중이다. 녹색혁명은 전 산업의 저탄소화를 이루어냄으로써 달성할 수 있으며, 이를 방송통신기술이 가능하게 만든다. 우리가 2012년까지 하천과 IT의 융합 모델로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성한다면 세계적인 녹색혁명을 주도한 첨병으로서 국가 신성장 동력원을 만들고 해외 플랜트 수출의 새로운 기회를 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한국은 그린 도시 및 녹색성장 정책으로 세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시스코, 에릭손, BT 등 글로벌 기업은 한국의 시장 가능성을 보고 매우 적극적인 투자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시스코 최고경영자 존 체임버스 회장이 20억 달러의 투자계획을 갖고 4월에 한국을 방문한 이유이다. 4대강 사업은 2012년까지 본 사업과 직접연계사업으로 나뉘어 22조 원 이상을 투입하는 국가의 명운이 걸린 대규모 사업이다. 4대강을 첨단기술과 생태환경이 어우러지는 스마트 리버로 거듭나게 함으로써 IT 강국을 넘어 녹색산업의 글로벌 리더로 거듭나 국민소득 4만 달러 국가로 도약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

형태근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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