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민주당, MB정권 애먹이면 民生나아지나

  • 입력 2009년 5월 23일 02시 59분


민주당 지도부와 신임 원내대표단은 21, 22일 이틀간 제주에서 워크숍을 열고 6월 국회 전략과 함께 ‘뉴 민주당 플랜’을 집중 논의했다. 주요 법안을 처리할 국회 개회를 앞두고 야당이 대응 전략과 혁신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뉴 민주당’을 말할 때는 변할 것 같은 기대를 주다가 6월 국회 이야기가 나오면 ‘올드 민주당’으로 되돌아가 혼란스럽다.

정세균 대표는 “변화야말로 새로운 정치를 시작하는 생존전략으로, 변화하지 않으면 국민의 신뢰를 받기 어렵다”면서 뉴 민주당 플랜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래놓고 6월 국회에 대해서는 “하나가 돼 언론악법을 확실하게 막아내는 게 절체절명의 과제”라고 말했다. 이강래 신임 원내대표는 “MB(이명박) 정권의 국정운영 방향을 바로 세우고, 큰 투쟁을 통해 ‘MB악법’ 철회를 유도하는 것을 6월 국회 운영의 최대 목표로 세울 수밖에 없다”고 거들었다.

뉴 민주당 플랜은 이념을 탈피한 당의 현대화로 참여·네트워크 정당, 대안 정당, 생활밀착 정당을 만들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분배 못지않게 성장을 중시하겠다는 전략도 제시했다. “시대적 과제와 변화의 흐름을 직시해 뼈를 깎는 자기성찰을 통해 새로 태어나야 한다”는 반성도 담겼다. 그렇지만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 실천이 따르지 않는 플랜은 구두선(口頭禪)일 뿐이다.

한나라당이 처리하려는 미디어관계법안이나 금융지주회사법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은 규제 완화로 산업경쟁력을 키우고 국가 경제를 튼튼히 하자는 것이다. 비정규직보호법안은 7월부터 예상되는 비정규직의 대량 해고를 막자면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경제와 민생을 살리기 위해 절실한 과제이며, 뉴 민주당 플랜이 추구하고자 하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대안을 내놓고 여당과 경쟁하기보다는 무작정 저지만을 외치니 답답한 노릇이다.

민주당은 18대 국회 임기 개시 이래 약 360일 중 101일간 정상적인 국회 운영을 보이콧한 데 이어 경제위기 속에서도 폭력까지 동원해 국정 운영의 뒷다리를 잡았다. 제1 야당으로서 생산적인 국회운영에 기여한 바를 찾아보기 어렵다. 지금대로라면 6월 국회에서도 같은 행태를 되풀이할 게 불 보듯 뻔하다. 아무리 MB 정부를 때리고 비판하더라도 국가의 미래와 민생까지 유실(流失)시키는 어리석음은 범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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