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기후변화 대응, 세계 도시들이 역할 해야

  • 입력 2009년 5월 19일 02시 55분


세계 80개 도시 시장과 대표단 500여 명이 참석하는 제3차 C40 세계도시 기후정상회의(C40 Climate Leadership Group)가 어제 서울에서 개막돼 나흘간 일정에 들어갔다. 기후변화에 대한 도시 차원의 대응 및 적응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한국이 글로벌 경제위기를 맞아 ‘저탄소 녹색성장’으로 돌파구를 찾으려 하는 시점에 C40 회의가 수도 서울에서 열리는 의미가 크다.

글로벌 이슈인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방식은 세계 각국과 도시들이 처한 여건과 국민 수준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Think Globally, Act Locally)’는 브라질 리우 회의(1992년)의 명제는 여전히 진리다. 예컨대 대도시와 중소도시, 공단지역과 농촌지역의 기후변화 대처는 다를 수밖에 없다. 온실가스 감축에서 정부나 산업계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지방자치단체, 그중에서도 인구가 많은 대도시의 선도적 역할이 결정적이다.

2012년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영국 런던은 대기오염과 온실가스를 동시에 줄이기 위해 명물 더블데커(2층 버스) 8300대를 하이브리드차와 수소자동차로 교체하고 있다. 친환경차에 대한 인센티브 차원에서 무료 충전시설을 운영하고 주차비를 면제해 준다. 유럽 최고의 환경도시인 독일 프라이부르크는 2010년까지 에너지 소비량을 10% 감축하고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40% 줄이는 목표를 세우고 태양광발전과 자전거에 집중하고 있다. 베르트랑 들라노에 파리 시장은 공용 자전거 벨리브에 얽힌 경험을 소개한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녹색산업 분야에서 신성장동력을 찾을 계획을 세우고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의지를 천명했다. 서울시도 신재생에너지 투자,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설, 도로 다이어트를 통한 자전거도로 확대 등 서울형 녹색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에서 우리나라도 세계를 선도할 잠재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 셈이다.

도시들 간에 정책경험을 토대로 심도 있는 토론을 통해 폐막 당일 발표할 ‘서울선언문’에는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위한 획기적이며 실현가능한 방안이 담기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이번 회의가 기후변화 방지 선도국가로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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