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투데이]‘공포와 탐욕’ 뛰어넘은 투자만이 보상 받는다

  • 입력 2009년 5월 9일 02시 56분


최근 증시에서 가장 주효했던 투자방식은 ‘반대방향 투자전략’이었다. 모두가 열광할 때 주식을 팔고 모두가 우려할 때 샀다면 100점 만점에 100점이었다. 지나서 보니 주식시장은 환희로 가득 찬 2007년 말이 상투였고 절망 일색이던 지난해 가을이 바닥이었다. 세계적으로 너무 큰 금융사고가 터졌고 이후 유례없는 돈 폭탄이 투하되다 보니 호재와 악재가 뒤엉켜 혼돈이 커졌다.

주가를 통해 세상을 엿볼 수는 있지만, 미래를 예견해 주가가 앞으로 오를지 내릴지 판단하기란 어려운 법이다. 대다수 사람들은 그리 선지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분석가들은 시장에 대해 너무 합리적으로 고민하는 바람에 주식의 야성적 본성을 놓치고 뒷북을 치는 경우가 많다. 지나친 신중함으로 예측이 틀리는가 하면 학습효과로 잘못된 기억에 구속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주가가 늘 자로 잰 듯이 세상사를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도 아니기에 어려움은 더 커진다. 우리는 주가가 적정가치 영역을 벗어나서 움직이는 사례를 흔히 보아왔다. 주가라는 괴물이 미래를 읽는 정교한 수치제어 장치로 그려진 컴퓨터 그래픽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즉, 주가가 늘 ‘가치’라는 진실된 방향을 향해 움직이고는 있지만 그 행보가 언제나 절제된 범위와 이성적 수준에 머무는 것은 아니란 뜻이다.

최근 상황을 보면, 사람들은 한때 너무 심할 정도로 세상을 염려하다가 이번엔 반대로 사물을 지나치게 낙관하는 변덕을 보이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숨으로 얼룩진 주가전망만 있더니 지금은 어두운 전망 자체가 머쓱할 뿐이다. 정말 기업실적과 경기흐름은 엿가락처럼 변하는 것이고, 경기 전망이 그렇게 냉탕과 온탕을 오갈 수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지금의 주가가 미래를 진실되게 반영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과도한 주가 상승으로 사람들이 미래를 다소 오해하고 있는 것인지를 한 번쯤 짚어 볼 때인 듯하다.

어쨌든 반대방향 투자전략 이상으로 올해 성공한 전략이 없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주가의 꼭지와 바닥이 늘 뾰족한 이유는 사람들이 공포와 탐욕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남들과 비슷하게 생각하고 행동할 때 훨씬 편안함을 느끼는 평범한 본성으로는 소중한 투자자산을 지킬 수 없다. 지금 ‘누구나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는 것들’이 있다면 그것부터 뒤집어 보는 용기가 이 험난한 투자환경을 헤쳐나가는 무기라고 생각한다면, 세상을 너무 엉뚱하고 복잡하게 보는 것일까?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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