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주식시장 꿈틀…조심조심 ‘연계증권’ 투자해볼까

  • 입력 2009년 4월 27일 02시 58분


주가연계증권(ELS), 파생연계증권(DLS)으로 돈이 조심스레 몰리고 있다. 지난해 폭락장에서 ELS 투자자들은 펀드 투자자들 못지않게 속을 태웠다. 주식형펀드는 ‘반 토막’이 났을 뿐이지만 ELS에 투자한 사람들은 많게는 원금의 70∼80%까지 손실을 입거나 ‘깡통’을 차는 사례도 줄을 이었다. 이들 상품이 다시 관심을 끄는 이유는 지난해 하락장을 거치면서 상품이 한 단계 진화했기 때문이다. ELS의 상품 구조가 다양해졌고 국제유가, 기업의 파산위험도 등을 기초 자산으로 한 DLS가 등장했다. 자본시장통합법 시행과 함께 투자자성향 조사가 의무화되면서 투자자 성향에 맞는 다양한 상품도 선보이고 있다.

○ 안전하고 다양한 구조로 착해진 ELS

전통적 ELS의 구조는 만기 전에 기초자산의 주가가 일시적으로 크게 떨어지면 손실이 발생하고, 나중에 주가가 다시 오르더라도 손실을 회복하지 못하는 구조였다. 지난해 ELS로 손해를 본 투자자들이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해 10, 11월 유례없는 금융위기로 주가가 폭락하면서 반 토막 난 종목이 줄을 이었다. ELS의 손해구간 밑으로 주가가 떨어지면서 만기가 돌아와도 원금이 회복되지 않아 투자자들이 주가 하락폭을 고스란히 손해로 떠안았다.

그러나 최근 등장한 ELS는 원금손실 가능성을 크게 줄였다. 이른바 ‘슈퍼스텝다운형’ 상품이다. 슈퍼스텝다운형 ELS는 만기 전 두 종목의 주가 하락률에 관계없이 만기시점에 두 종목 주가가 모두 일정수준 이상을 유지하면 정해진 수익률을 지급한다. 과거 상품과 비교해 투자에 따르는 위험을 한 차례 더 걸러낸 셈이다. 물론 원금손실 위험을 줄인 것일 뿐 원금을 100% 보장해 준다는 의미는 아니다.

슈퍼스텝다운 구조가 인기를 끌면서 최근에는 더 다양한 상품이 등장하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은 28일까지 ‘트랜스퍼구조형’ 상품인 ‘동양 마이스타ELS 206호’를 판매한다고 밝혔다. 이 상품은 만기 1년의 원금 부분보장형 상품으로 기초자산인 코스피200이 최초 기준지수의 90% 미만 수준으로 하락한 적이 없으면 5%의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다. 만약 주가가 급락해 90% 미만으로 한번이라도 하락하면 인덱스펀드와 같이 ‘지수추종형’ 구조로 바뀐다.

동양종금증권은 이 밖에 코스피200지수 상승구간에 따라 수익을 지급하는 ‘디지털형’, 만기일에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상승하면 원금 두 배 수준의 수익을 제공하는 ‘더블찬스 부스터형’ 등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내놨다.

2월 초부터 금융상품에 가입할 때 투자자 성향조사가 의무화되면서 각 금융사는 투자자들이 성향에 맞게 골라서 가입할 수 있는 다양한 ELS를 내놨다. 굿모닝신한증권에서 30일까지 판매하는 ‘명품 ELS 1062호’는 원금일부 보장형으로 ‘3등급’ 이상 고객이 투자할 수 있는 중위험 상품이다. 이 ELS는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1년 만기 상품으로 코스피가 한 번이라도 기준 지수와 비교해 40% 이상 상승한 적이 있으면 연 5.0%로 수익이 확정된다. 만기 때 코스피200이 기준지수의 100∼140% 구간에 있으면 상승률의 1.7배를 이익으로 돌려주며 90∼100%구간에 있으면 0∼―10% 수준으로 손실을 제한한다. 원금의 90%는 보장되는 셈이다.

위험도가 높으면 그만큼 수익률도 높아진다. 우리투자증권에서 28일부터 30일까지 판매하는 ‘ELS 2429호’는 ‘적극 투자형’ 투자자가 가입할 수 있는 고위험(2등급) 상품이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이번 ELS는 3년 만기 동안 총 6회의 조기상환 기회를 제공하는데 조기상환 기준을 충족하면 연 18.6%의 수익을 돌려준다. 만기 평가일까지 조기상환되지 않더라도 두 종목 가운데 하나라도 50% 미만으로 하락하지 않으면 만기에 원금과 55.8%(연 18.6%)의 수익을 준다. 단 하나라도 하락한 종목이 있으면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

○ 원유 ETF에 투자하는 DLS도 등장

DLS의 기초자산은 한층 다양해졌다. 우리투자증권이 대한항공의 파산, 채무불이행 가능성 등 ‘신용사건’을 기초자산으로 한 DLS를 발행했고, 최근 환율과 금에 투자하는 상품도 나왔다. 특히 지난해 배럴당 140달러대까지 급등했던 국제 유가가 30∼40달러로 떨어지면서 유가를 기초자산으로 한 DLS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28일부터 30일까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상장지수펀드(ETF)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부자아빠 DLS 제33호’를 판매한다. 이번 DLS는 2년 만기 상품으로 만기까지 WTI ETF가 기준가의 50% 미만(장중가 포함)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연 15%의 수익을 주는 구조다. 삼성증권도 27일부터 29일까지 ‘DLS 34회’를 판매한다. 이 DLS 역시 미국에서 거래되는 WTI ETF 가격을 따르는 상품이다. 2년 만기로 4개월마다 조기상환 기회가 주어지며 조기상환 때 기준가의 90% 이상(4, 8개월), 85% 이상(12, 16개월), 80% 이상(20, 24개월)이면 연 14.01%의 수익을 돌려준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