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자들은]초저금리시대에 어떤 상품에 몰리나

  • 입력 2009년 3월 6일 02시 59분


연 6∼9% 수익 겨냥 우량회사채-파생결합증권에 고객 발길

10년간 확정금리 주는 비과세 상품도 많이 찾아

최근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각국이 경기활성화 대책으로 기준금리를 대폭 인하하고 있다. 작년 말 7%대였던 은행의 1년제 정기예금 금리는 불과 3개월 만에 3%대로 절반가량 하락했다.

현금성 예금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거액자산가들은 지금과 같은 초저금리 시대에 자산을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특히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저금리가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고 주식, 부동산 등 다른 투자자산의 수익성 역시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고민은 깊어만 간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단기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로 자금이 집중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거액자산가들은 초저금리 시대에 어떤 금융상품에 가입하고 있을까.

○ 높은 금리의 우량회사채

자산가들이 선호하는 금융상품 중 하나는 우량회사채다.

은행 정기예금 1년제 금리가 3%대인 데 반해 시중엔 6%대 회사채 상품이 많이 나와 있다. 일부 고객은 신용등급이 약간 떨어지는 회사채를 연 7%대에서 가입하기도 하지만 이보다는 재무구조가 우량하다고 알려진 회사채를 더 선호한다.

회사채가 은행 정기예금보다는 불안하지만 약간의 위험을 감수하고 높은 금리를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현금성 자산이 당분간 주식시장이나 부동산시장으로 흘러가지 않는다면 고금리의 단기회사채 투자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새롭게 뜨는 파생결합증권(DLS)

조금 생소하지만 최근 증권사나 은행을 통해서 파생결합증권(DLS)에 가입하는 자산가도 증가하는 추세다.

파생결합증권은 유가증권과 파생금융상품이 결합된 증권으로 기초자산의 가치변동에 연계해 미리 정해진 방법에 따라 이익을 얻거나 손실을 회피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기초자산은 주식, 채권, 통화, 신용위험지표, 일반상품(금, 원유, 곡물, 철강 등)으로 다양하다. 최근에 많이 판매된 DLS 상품은 기초자산으로 신용위험지표를 이용한 것들이었다.

예를 들면 기초자산이 되는 특정 회사에서 정해진 기간(보통 1∼2년) 내에 파산이나 채무불이행 등의 신용사건이 발생하지 않으면 기초자산의 원래 수익률 5∼6%에 위험 프리미엄 3%가량을 더해 고객에게 연 8∼9%의 금리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만약 기초자산이 되는 회사가 파산하면 고객은 원금 이하를 받게 되지만 재무구조가 우량하고 부도 가능성이 없는 우량회사의 기초자산을 선별해 잘 투자하면 위험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어 인기가 좋다.

○ 비과세 확정금리 장기보험상품

가입 후 10년간 확정금리를 지급하는 비과세 장기 확정금리 보험상품도 요즘 자산가들이 많이 찾는 상품이다.

상품별로 차이는 있지만 확정금리로 연 5.2∼5.3%를 지급하고 있다. 또 10년간 유지하면 보험차익 비과세 혜택을 주기 때문에 금융소득종합과세를 염려하는 자산가들로서는 매우 유리한 금융상품이다. 단점은 가입기간이 10년으로 매우 긴 것이다.

고객들의 가입 사례를 살펴보면 보험가입 대상인 피보험자는 자녀 명의로 하고 계약자와 수익자는 부모 명의로 해 일부 증여의 효과가 발생하도록 가입한 경우가 많았다. 이렇게 가입하면 장기적으로 자녀에게 금융자산을 이전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최근 저금리 상황에서 자산가들은 금융상품을 선택할 때 위험과 수익의 관계를 따져보고 있다. 높은 수익을 기대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높은 위험을 감수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이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위험을 부담하면서 비교적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이 무엇인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하는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정상영 하나은행 선릉역 골드클럽 PB팀장

정리=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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