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력 큰 ‘뉴 블루슈머’로 부상
최근 이란에서 방영 중인 한국 드라마 ‘대장금’의 시청률이 90%대를 육박한다는 소식입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배우 배용준 씨가 주연을 맡은 드라마 ‘겨울연가’의 주제곡을 모르면 간첩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들립니다.
이처럼 이슬람권 여성들 사이에서 급속히 확산되는 한류에서 큰 비즈니스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지 분위기를 잘 아는 KOTRA 중동아프리카 CIS팀의 문숙미 대리는 “8억 이슬람권 여성이야말로 새로운 ‘블루슈머(Bluesumer)’”라고 단언했습니다. 블루슈머란 ‘블루오션(Blue Ocean·잠재력이 큰 미개척 시장)’과 소비자를 뜻하는 ‘컨슈머(consumer)’를 합성한 말입니다.
이슬람권 여성들이 얼굴에 쓰는 ‘히잡’ 안에 무궁무진한 시장이 감춰져 있다는 의미인 셈이죠.
그 배경은 이렇습니다.
2005년부터 쿠웨이트에서는 여성들도 참정권을 인정받아 사회 진출이 크게 늘었습니다.
이슬람권 최대 인구대국인 인도네시아는 최근 특정 분야에 대한 여성 의무고용비율을 30% 이상으로 높였습니다.
미국의 여성 마케팅 전문가인 델리아 파시 씨는 지난해 말 두바이에서 열린 한 마케팅 전략회의에서 “걸프 지역 여성만 따져도 약 400억 달러 이상의 구매력을 갖는다”고 추산했습니다.
그럼 어떤 제품이 유망할까요.
KOTRA는 ‘부상하는 이슬람권 여성 소비시장 공략 포인트’ 보고서에서 “최근 이 지역 여성들의 소비 키워드는 미(美), 육아, 럭셔리(호화) 및 참살이(웰빙)”라면서 다음 품목들을 꼽았습니다.
고품질이면서 저렴한 한국의 화장품, 라면, 유아용품, 한방 관련 건강식품 등입니다. 물론 이슬람권에서 금기시되는 돼지기름과 오징어 성분이 들어 있는 음식은 금물이겠지요.
히잡 속에 감춰진 여심(女心)을 잘 공략한다면 앞으로도 이런 추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아무리 전 세계적인 불황이라지만 이슬람권에는 천문학적인 ‘오일 머니’가 넘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지요.
김정안 산업부 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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