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페]8억 이슬람권 女心을 공략한다면…

  • 입력 2009년 2월 3일 02시 59분


대장금-겨울연가 영향 한류 호감

구매력 큰 ‘뉴 블루슈머’로 부상

최근 이란에서 방영 중인 한국 드라마 ‘대장금’의 시청률이 90%대를 육박한다는 소식입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배우 배용준 씨가 주연을 맡은 드라마 ‘겨울연가’의 주제곡을 모르면 간첩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들립니다.

이처럼 이슬람권 여성들 사이에서 급속히 확산되는 한류에서 큰 비즈니스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지 분위기를 잘 아는 KOTRA 중동아프리카 CIS팀의 문숙미 대리는 “8억 이슬람권 여성이야말로 새로운 ‘블루슈머(Bluesumer)’”라고 단언했습니다. 블루슈머란 ‘블루오션(Blue Ocean·잠재력이 큰 미개척 시장)’과 소비자를 뜻하는 ‘컨슈머(consumer)’를 합성한 말입니다.

이슬람권 여성들이 얼굴에 쓰는 ‘히잡’ 안에 무궁무진한 시장이 감춰져 있다는 의미인 셈이죠.

그 배경은 이렇습니다.

2005년부터 쿠웨이트에서는 여성들도 참정권을 인정받아 사회 진출이 크게 늘었습니다.

이슬람권 최대 인구대국인 인도네시아는 최근 특정 분야에 대한 여성 의무고용비율을 30% 이상으로 높였습니다.

미국의 여성 마케팅 전문가인 델리아 파시 씨는 지난해 말 두바이에서 열린 한 마케팅 전략회의에서 “걸프 지역 여성만 따져도 약 400억 달러 이상의 구매력을 갖는다”고 추산했습니다.

그럼 어떤 제품이 유망할까요.

KOTRA는 ‘부상하는 이슬람권 여성 소비시장 공략 포인트’ 보고서에서 “최근 이 지역 여성들의 소비 키워드는 미(美), 육아, 럭셔리(호화) 및 참살이(웰빙)”라면서 다음 품목들을 꼽았습니다.

고품질이면서 저렴한 한국의 화장품, 라면, 유아용품, 한방 관련 건강식품 등입니다. 물론 이슬람권에서 금기시되는 돼지기름과 오징어 성분이 들어 있는 음식은 금물이겠지요.

우리나라 기업들의 중동(아랍권 22개국) 지역 수출규모는 2006년 144억6200만 달러, 2007년 197억2100만 달러, 지난해 266억4700만 달러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 왔습니다.

히잡 속에 감춰진 여심(女心)을 잘 공략한다면 앞으로도 이런 추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아무리 전 세계적인 불황이라지만 이슬람권에는 천문학적인 ‘오일 머니’가 넘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지요.

김정안 산업부 기자 cred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