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주훈]국민 건강지수가 국가 경쟁력이다

  • 입력 2009년 1월 28일 02시 59분


미래학자 티머시 맥은 시간이 돈보다 값진 자원이 되는 사회가 온다고 예언했다. 수많은 정보와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기술을 소화해내기 위해서는 다른 어떤 자원보다도 시간이 소중해진다는 말이다. 주변을 돌아보자. 초고속 열차가 등장하고 시공을 뛰어넘는 인터넷이 보편화됐지만 사람들은 더 바빠졌다. 정해진 시간 안에 처리할 일이 너무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직장인들은 항상 시간을 쪼개고 분초를 아낀다.

직장인보다도 더 바쁜 사람들은 바늘구멍 같은 취업의 문을 뚫어야 하는 취업준비생이 아닌가 한다. 그들에게 취업전선은 그야말로 전쟁터다. 경기불황의 터널이 길고 취업여건이 그만치 어려운 탓이다. 여러 전문가는 올 하반기면 경기가 풀린다고 점치지만 오랫동안 누적된 문제가 복합적인 불황으로 이어진 만큼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정부는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려고 범정부적으로 인턴사원제를 권장하는 등 적극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은 하나의 일자리라도 더 만들기 위해 팔을 걷고 나선다. 하지만 일시에 모든 사람에게 일자리를 공급하는 일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기에 취업준비생은 조급해질 수밖에 없다. 책상을 마주하고 함께 공부하던 친구가 하나둘 자신의 자리를 찾아 떠나면 왠지 혼자만 낙오될 것 같은 불안감에 밤을 새워가며 공부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취업준비생, 그러다 보니 참으로 중요한 것에 소홀해질 수 있는데 바로 스스로의 건강이다.

어느 언론매체가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0% 이상이 질환을 갖고 있거나 통증을 느낀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증상은 만성피로와 스트레스가 절반 이상이었고 안구건조증과 시력저하가 그 뒤를 이었다.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그들 중 45%가 건강을 해치더라도 단기간에 시험에 합격하고 싶다고 대답했다는 점이다.

당장 눈앞의 목표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 하는 절박함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100년이 가도 아니, 그보다 몇 배의 세월이 더 흐른다고 해도 변하지 않을 것이 한 가지 있다. 시대와 무관하게 국민의 건강지수는 곧 국가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이다. 언제 어느 시대이고 국가와 사회는 건강한 구성원이 필요하다. 지금 아무리 답답하고 초조하더라도 젊은 당신에게는 언젠가 반드시 기회가 주어진다. 기다리고 기다렸던 순간에, 국가와 자신을 위해서 참으로 중요한 일을 해야 되는 순간에 건강이 따라주지 않아 소중한 기회를 날려버린다면 얼마나 애석한 일인가.

조금씩이라도 좋으니 오늘부터 운동을 시작해보는 것이 어떨까. 국민체육진흥공단이 기금을 지원하고 서울대 스포츠과학연구소, 국민건강보험공단, 체육과학연구원이 공동으로 연구한 자료에 따르면 주 1, 2회 운동을 할 경우에 1인당 연간 약 46만 원의 경제적 효과가 있다. 이를 경제활동인구 전체에 적용하면 국가적으로 연간 약 11조 원의 경제적 가치가 있다. 운동은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결코 시간의 낭비가 아니라는 뜻이다. 준비하고 기다리는 자에게는 반드시 기회가 온다고 했다. 준비에는 능력과 학식은 물론 건강도 포함되어 있음을 잊지 말기를.

김주훈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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