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카페]세계 소비패턴 ‘원티즘’서 ‘니디즘’으로

  • 입력 2009년 1월 13일 02시 55분


“경제가 어렵다고 모두 값싼 물건을 찾을 것이라는 생각은 오해입니다.”

KOTRA의 수출 상담회 행사인 ‘바이코리아 2009’ 주간(8∼14일) 참석차 방한한 주요 지역 본부장들 상당수는 올해 지역별 신소비 패턴에 대해 한결같이 이렇게 이야기하더군요.

지역별 특색에 따라 소비 패턴도 제각각이지만 이 말은 많은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홍순용 북미지역 본부장은 현지 소비 분위기를 한마디로 ‘원티즘(wantism·갖고 싶은가)’에서 ‘니디즘(needism·필요한가)’으로의 전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난 소중하니까’, ‘갖고 있다면 뽐내 봐’ 등의 카피를 담은 광고를 혹시 기억하시나요? 심리적 만족감 위주의 과시형 소비 대신 좀 더 현실적인 소비 유형으로 바뀌어 간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싼 것이 아니라 오래 두고 쓸 수 있는 ‘가치’ 중심의 소비가 대세라는 설명이었습니다.

럭셔리 업체들이 요즘 일명 ‘저렴한 럭셔리(affordable luxury)’ 제품 개발에 주력하는 것도 다 이런 이유 때문이겠지요. 실제로 값비싼 모피 코트 대신 목과 소매 주변에만 퍼(fur)를 부착한 ‘저렴 럭셔리 코트’가 인기라네요.

오일 머니로 넘쳐나던 중동 지역 또한 ‘명품 위주’ 소비에서 ‘실용 구매’로 그 패턴이 전환되고 있다고 합니다. 우기훈 중동 아프리카 지역 본부장은 “품질 면에서는 중국산을 압도하면서도 유럽산보다는 가격 경쟁력이 있는 한국산 제품들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귀띔해 주었습니다. 아마도 이곳에서는 한국산 제품들이 요즘 같은 시대에 각광받는 ‘저렴 럭셔리’로 통하는 거겠지요.

그렇다면 중남미 시장은 어떨까요? 박동형 중남미 본부장에 따르면 이곳의 빈부격차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이미 중국산이 점령해버린 저가 시장보다는 상류층을 겨냥한 명품 마케팅에 한국 업체들이 승부수를 둬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역시 알아야 보이는 거겠지요? 급변하는 국제 경제 환경 속 각양각색 해외 소비자들을 공략할 우리 기업들의 건투를 빌어 봅니다.

김정안 산업부 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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