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규한]‘희토류 광물자원’은 첨단산업의 비타민

  • 입력 2008년 8월 20일 02시 59분


지금 세계는 총성 없는 생존을 다투는 심각한 자원전쟁 중이다. 자원은 크게 재생산 자원(renewable resources)과 비재생산 자원(non-renewable resources)으로 구분한다. 농업이나 산림, 어업자원은 언제나 재생산이 가능하다.

화석연료 자원이나 금속광물 자원은 재생산이 불가능하다. 수천만 년이나 수억 년의 지질시대에 지하에서 서서히 만들어진 비재생산 지하 광물자원은 매장량이 한정돼 반드시 고갈되기 마련이다. 이들 자원은 지구상에서의 분포가 편중돼 자원외교의 중요성이 한층 높다.

고온 초전도체나 미래 첨단산업에 감초 또는 비타민이라는 화학원소로 희토류 원소(rare earth elements) 자원이 있다. 희토류 원소는 원소주기율표 제3족에 속하는 스칸듐(Sc), 이트륨(Y)과 란탄족 원소를 말한다.

희토류 원소가 근대 산업과 공업소재로 각광을 받게 된 것은 1964년 컬러TV의 적색 형광체로 이용되면서부터이다. 즉, 상온에서 이용 가능한 고온 초전도체의 개발이 성공하면서부터이다. 희토류 원소는 자석이 되기 쉽고 산소와 결합하기 쉬운 특징을 갖고 있다. 또 동일한 광물에서 함께 산출되기도 한다.

이런 화학적 광물학적 특성 때문에 형광체, 영구 강자석, 수소 흡수저장 합금에 이용될 뿐만 아니라 유리 전자부품, 광자기디스크, 광섬유, 세라믹스, 센서, 인조보석, 식물 성장촉진제에 이르기까지 용도의 폭이 대단히 넓다.

특히 네오디뮴(Nd) 성분으로 만든 영구자석은 고음질 스피커나 MP3플레이어, 이어폰 등 소형 음향기기에 이용된다. 테르븀(Tb)을 사용한 합금은 열을 가하면 자성을 잃고 냉각시키면 자성을 회복하는 특성을 이용하여 정보를 입력 기록할 수 있는 음악용 MD나 광자기디스크를 만드는 데 사용한다.

유로퓸(Eu)은 컬러TV의 적색형광체로, 란탄(La)은 망원경의 고성능 렌즈 제작에 이용된다. 플루토늄(Pu)은 태양광이 도달하기 어려운 우주에서 태양광 발전 대신에 플루토늄을 이용한 원자력 전지를 만드는 첨단 소재이다. 이처럼 전자 반도체 산업에서 대체물질이 없는 미래의 필수 소재자원이 바로 희토류원소 광물자원이다.

희토류 원소 자원은 주로 모나자이트, 바사나이트, 제노타임과 같은 특정한 광물에서만 산출된다. 이런 희토류 자원 광물은 화석 연료에너지 자원처럼 특정 지역에서만 산출된다. 희토류 자원은 북유럽에서 최초로 발견됐다.

현재는 미국 호주 중국이 세계 생산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데 최대 독점 보유국이 중국이다. 이들 자원의 국제가격이 수년 전보다 10배 이상 올랐다. 우리나라는 희토류 소재와 부품을 주로 일본에서 고가로 사다 쓰는 실정이다.

희토류 원소는 화학적 성질이 서로 비슷한데 희토류 광물에는 여러 희토류 원소가 함께 들어 있으므로 원소를 분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최근에 용매추출법으로 희토류 원소를 분리하고 있으나 해외의 특정 기업이 이 기술을 독점하고 있어 우리도 기술을 서둘러 개발해야 한다.

희토류 광물자원은 유연탄, 우라늄, 철, 동, 아연, 니켈 등 정부의 6대 전략 광물자원이나 석유 에너지 자원에 못지않게 꼭 필요한 미래형 전략자원이다. 휴대전화,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원자력 등 첨단 산업에 필수원료인 희토류 원료자원의 확보가 국가 경제를 살리는 원동력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미래형 전략광물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실질적 자원외교뿐만 아니라 희토류 원소 광석광물의 분리 처리 기술과 자원 탐사 개발을 위한 전문 인력 양성과 정책적 지원이 시급한 시점이다.

김규한 이화여대 교수 과학교육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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