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특집]금융 서비스 에너지…한국,희망의 해야 솟아라

  • 입력 2008년 3월 3일 03시 00분


하나금융지주가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의 현지은행을 인수하는 등 국내 금융회사들의 해외 금융회사 인수가 최근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전 은행들이 해외에 진출한 한국인이나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지점을 내던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9월 러시아 모스크바에 처음으로 백화점을 세운 데 이어 올해 말까지 추가로 인도와 중국에 백화점을 세우고 베트남에는 롯데마트를 낼 계획이다.

국내 기업들이 미래 핵심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사업영역을 세계로 확대하는 등 새로운 시도에 나서고 있다. 미래의 변화를 예측해 동력을 키워내지 못하면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는 위기감에서다.

세계적 컨설팅 회사인 ‘아더 D 리틀’의 홍대순 부사장은 지난해 말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관한 ‘제2차 신성장 동력 포럼’에서 “아날로그 시대에 존경받는 기업이었던 코닥(Kodak)이 이제는 별 볼일 없는 기업으로 전락했다”며 “디지털이 가져올 미래의 변화를 제대로 해석하고 대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명박 정부도 취임 전부터 금융·의료·문화관광산업 등 부가가치가 높은 업종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며 ‘시장경제 활성화’를 위한 5대 전략, 49개 과제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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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아지는 성장 잠재력

최근 국내외에서는 한국 경제 성장엔진의 ‘기능 둔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1월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 강화를 위한 정책 방향’에 대한 보고서를 내고 “한국의 성장 둔화 속도가 선진국에 비해 지나치게 빠르다”고 지적했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도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에 이른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서 성장률이 연 3% 내외까지 떨어졌지만, 한국은 이에 이르는 기간이 지나치게 짧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과거 한국 경제가 의존했던 자본 노동 등 생산요소의 투입을 늘리는 방식의 성장은 이미 한계에 봉착했다”면서 “그러나 인력의 질적 개선 등 생산성 향상이 성장을 주도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이 늦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현실은 국가 경쟁력에서도 확인된다.

국가 경쟁력 평가기관인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에 따르면 2007년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조사 대상 55개 국가 중 29위에 머물렀다. 경쟁국가인 싱가포르(2위)나 홍콩(3위)은 물론 중국(15위) 대만(18위)에도 뒤처졌다.

2006년 현재 한국의 수출 규모는 세계 11위로 1993년과 같은 순위에 머물고 있으며, 1인당 국민소득은 1만8373달러, 세계 35위로 1995년의 34위보다 한 단계 더 낮아졌다.

○금융업을 육성하라

한국이 육성해야 할 성장 동력 중 금융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금융업의 경제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에서 금융·보험·부동산 및 사업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현재 21.2%로, 1인당 국민소득이 한국(1만8000달러)과 유사했던 시점의 선진국과 비교하면 낮은 편이다. 미국은 24.6%(1986년),영국은 23.8%(1992년), 싱가포르는 27.8%(1993년) 등이었다.

한은은 “금융업이 발전하면 실물경제의 성장에 기여할 뿐 아니라 이 실물경제의 성장이 다시 금융업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어 낸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은행업에 비해 낙후된 증권업의 발전을 위해 내년 자본시장통합법을 시행할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등 국내 증권사들은 이에 맞춰 투자은행(IB)으로서 거듭나기 위해 자기자본투자(PI)와 각종 금융파생상품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은행들도 ‘내수 업종’으로 국내 영업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해외 진출을 서두르고 있으며,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로 수익을 올리는 전통적인 ‘예대 수익’ 중심의 영업에서 탈피해 IB 업무도 대폭 강화하고 있다.

○ 에너지 바이오에서 새로운 동력을

1990년대말 ‘닷컴 붐’에 빗대 ‘와트컴(watt.com)’으로 불리는 에너지 개발, 신약 개발 등도 국내 기업들이 집중 육성해야 할 분야로 지목되고 있다.

다국적 제약회사인 노바티스의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의 연간 매출은 무려 2조5000억 원. 하지만 국내 신약개발은 아직도 걸음마 수준이다. 2월 현재 국내 제약업체에 의해 출시돼 약사법상 신약 허가를 받은 것은 모두 13개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국내 제약업계는 신약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목표다. 지난해 타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시행되면 신약의 특허권이 강화돼 복제약 개발이 어려워진다는 점도 신약개발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삼성물산과 효성 코오롱 등이 태양광 에너지 발전 사업에 뛰어들었고, SK에너지 GS칼텍스 등도 대체 에너지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유통업계는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을 탈피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신세계 측은 “현재 중국 내 10개인 이마트를 2012년까지 50개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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