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하종대]中 과학기술은 무섭게 질주하는데…

  • 입력 2007년 12월 24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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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22일 시속 300km의 고속열차를 자체 기술로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중국은 일본 프랑스 독일에 이어 세계 4번째 고속열차 생산 국가가 됐다. 중국은 내년 3월경 시운전을 거쳐 베이징(北京) 올림픽 개막 직전인 8월 1일부터 베이징∼톈진(天津) 구간에 이를 투입할 방침이다.

21일엔 중국 항공산업사상 처음으로 자주 기술로 만든 여객기가 출고됐다. 중국 정부가 50억 위안(약 6443억 원)을 들여 2003년부터 집중 개발한 민간여객기 국산화의 꿈이 마침내 실현된 것. 앞서 10월 24일 중국은 달 탐사 위성 ‘창어(嫦娥) 1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이 밖에도 중국의 자주 기술 개발 성공 사례는 수두룩하다. 중국은 이제 명실상부한 ‘과학기술 강국’의 반열에 확실히 올라섰다.

중국이 자주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한 것은 2005년 6월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면서부터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당시 ‘자주적인 기술혁신(自主創新)’과 ‘창조혁신(創新)형 국가의 건설’을 제창했고 이는 올해 10월 열린 당 대회에서 경제발전을 위한 8개 과제 중 첫 번째로 제시됐다.

국가전략을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에서 ‘메이드 바이 차이나(Made by China)’ 또는 ‘인벤티드 인 차이나(Invented in China)’로 바꿨음을 명확히 한 것이다.

실제로 중국의 연구개발(R&D) 투자액은 무서운 속도로 늘고 있다. 2000년 896억 위안(약 11조5459억 원)에 불과한 R&D 투자액은 지난해 3003억 위안(약 38조6967억 원)으로 6년 만에 3.35배로 늘었다.

국내총생산(GDP)에서 R&D 투자액이 차지하는 비율도 1.0%에서 1.42%로 늘었다. 2020년까지는 이 비율이 선진국 수준인 2.5%로 올라간다.

중국은 방대한 시장과 막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선진국 기술을 턱밑까지 쫓아오고 있다. 중국과 일본의 기술 격차가 동등하거나 5년 이내라는 일본 전문가들의 분석도 있다.

일각에선 한국이 중국과 일본 사이에 낀 ‘샌드위치’라고 우려하지만 넋 놓고 있다간 샌드위치도 못 될 판이다. 한국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하종대 베이징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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