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선영]인재개발, 이제 직무교육서 벗어나자

  • 입력 2007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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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컨설팅업체가 발표한 ‘2007 글로벌 인적자원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의 성공에 기여하려는 직원들의 의지 및 역량을 의미하는 몰입 수준을 조사한 결과, 한국의 직장인은 8%만이 몰입 수준이 높았다. 직장인 21%가 몰입 수준이 높은 미국 등 17개국의 평균수치와는 차이를 보였다.

그렇다면 몰입 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일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경영진의 행동과 태도가 회사와 직무에 대한 몰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경영진이 자기계발에 적극적이고 부하 직원에게 영감과 비전을 제시하는 기업일수록 직원들이 소속 기업에 대한 감정적 유대감을 갖고 몰입 수준 또한 높다는 것이다.

이 결과는 국내 기업과 글로벌 기업이 지향하는 ‘인적자원개발(HRD)’에 대한 인식차와도 관련이 깊다. 경영진이 HRD를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직원의 자기계발 기회나 기업문화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HRD에 대한 인식이 사회 전반적으로 향상됐지만 아직까지 많은 국내 기업은 HRD를 단순히 직무 능력 향상 차원에서 이해하는 경향이 강하다.

얼마 전 실시된 한 취업 포털 사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 276개사 중 40.8%는 현재 직원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 교육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신입사원 입문교육 과정’이 35.4%로 가장 많았고, 직무별 전문교육 과정(21.3%), 경력직원 입문교육 과정(17.5%), 직급별 전문교육 과정(13.8%) 등이 뒤를 이었다. 이는 현재의 직원 교육이 자질 개발이나 역량 향상보다는 주로 단기간에 직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임을 보여 준다.

이에 비해 선진국의 글로벌 기업들은 좀 더 장기적인 투자 관점에서 HRD를 이해하는 경향이 강하다. 직무 능력보다는 개인의 리더십과 역량 개발을 우위에 두고 효과적인 인적자원 활용과 정확한 평가 측정에 관심이 높은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최근 인재 양성 전략으로 주목받는 글로벌 기업 BAT그룹은 인재 개발 프로그램의 핵심을 ‘경력 개발을 통한 개인의 자아실현’에 둔다. 회사의 비전과 각 부서의 사업 목표, 그리고 각 개인의 경력 개발 계획이 정확하게 한 방향으로 일치되게 한다는 것이다. 또 인적자원의 투자에 대한 평가와 관리 역시 철저하다. 핵심 인재에 대한 경력 개발 프로세스는 매니저들의 인사정보 관리시스템에 실시간으로 저장돼 활용될 뿐 아니라 프로세스를 진행하는 데 필요한 도구나 참고자료는 ‘액셀러레이팅 그로스(Accelerating Growth)’라는 전 세계 네트워크를 통해 제공한다. 이를 통해 구성원은 회사가 원하는 성과를 달성함과 동시에 개인의 목표 역시 이룰 수 있다. 지식정보화사회로 다가갈수록 기업 경쟁력 강화는 핵심 인재 육성과 확보에 좌우된다. 그러나 직원들의 잠재 역량을 이끌어 내고, 이들이 자발적으로 기업의 성공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게 만들기 위해서는 재무적인 보상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구성원들은 현재 주력하고 있는 일이 회사 목표의 달성과 동시에 개인의 경력에 도움이 될 것임을 확신할 때 회사가 요구하는 것 이상의 자발적 투자와 노력을 기울이기 때문이다.

조직의 비전을 구성원과 공유하고, 필요한 인재들의 자질과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한 기업문화를 창출하는 기업만이 21세기 경쟁력의 핵심인 인적자원 확보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다.

김선영 컨설팅기업 ‘아이엔터’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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