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석 기자의 digi談]DMB 사업자들만 골탕

  • 입력 2007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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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야외에서 휴대전화로 TV를 보는 장면이 전혀 낯설지 않습니다.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지상파 DMB 등 DMB 이용자가 벌써 850만 명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들이 눈덩이 적자로 자본잠식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합니다. 이는 KBS, MBC 등 지상파 방송 사업자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DMB 사업자에 해당되는 얘기입니다.

왜 그럴까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이른바 ‘미디어 생태계’에서 포식자 역할을 하는 지상파 방송이 원인 제공자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TU미디어는 위성 DMB에서도 지상파 방송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올해 7월 MBC와 계약을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방송위원회의 승인을 받지 못해 이 채널을 운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상파 방송을 제공하지 못하면 새로 탄생하는 미디어의 경쟁력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되죠.

2002년 탄생한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도 3년 동안 지상파 방송을 내보내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었고, 아직도 적자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전국에 깔려 있는 초고속인터넷망을 이용한 방송서비스인 인터넷(IP) TV를 시작한 KT와 하나로텔레콤도 비슷한 처지에 놓일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지상파 방송을 프로그램별로 비싼 값에 사들여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지만, 아직 케이블방송처럼 재송신을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방송을 볼 수 있는 방법이 케이블TV, 위성방송, DMB, IPTV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지만 이를 통해 지상파 방송을 볼 수 있는 서비스는 제한돼 있습니다.

시청자의 유료방송 선택권이 침해받고 있는 셈입니다. 그렇다고 지상파 방송사들이 유료방송에 기대지 않고도 방송을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공시청망에 투자를 해온 것도 아닙니다.

최근 방송위가 지상파 방송의 중간광고를 확대하기로 하면서 나머지 신규 미디어 사업자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지상파 방송에만 유리하게 전개되는 미디어업계의 판도 변화가 시청자들에게 어떤 피해를 줄지 걱정됩니다.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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